▲명진 스님과 함께하는 단지불회 법회에서 치유다큐 <친구들 : 숨어 있는 슬픔>을 상영한 후 치유공간 이웃의 치유자인 정혜신 자문위원과 이명수 운영위원장이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치유공간 이웃
"친구가 증명사진 찍는다고 해서 제가 화장을 해줬어요. 그때 찍은 사진이 아직도 제 지갑 속에 있는데, 그게 영정사진이 되어 있는 거예요." - 단원고 희생학생 친구 "우리가 들어주는 걸 고맙다고 해줘서 고맙고 죄송합니다." - 공감기록단
"그랬구나…, 그럼 너는 지금은 친구 몇 명의 몫을 살고 있는 거니?" - 정혜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치유공간 '이웃' 치유자)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는 산 자에게도 참혹한 고통의 시간이었다. 참사 이후 3년여 시간동안 세월호 유가족들과 고통과 슬픔을 함께 나눈 곳이 안산시 단원구 와동에 둥지를 튼 치유공간 '이웃'이다.
'이웃'이 세월호 참사의 뒤꼍에서 숨죽이며 고통과 슬픔을 부여잡고 흐느끼던 단원고 희생학생 또래 세대 간의 공감과 치유를 카메라에 담은 치유다큐 <친구들 : 숨어 있는 슬픔>(상영시간 90분)을 기획 제작했다.
이웃은 지난 1월부터 '세월호 세대와 함께 상처를 치유하다'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세월호 참사로 친구를 잃은 아이들이 꼭꼭 묻어둔 가슴 속 상처와 슬픔을 같은 또래의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고 고통을 나누는 프로젝트였다.
단원고 희생학생의 초·중학교 친구, 동네·학원·교회 친구 등이 가슴에서 토해 낸 육성을 곁에서 듣고, 기록하고, 공감하며 이 프로젝트의 긴 여정에 첫 걸음을 내딛기 위해 전국에서 26명의 또래 세대의 친구들이 자원해 '공감기록단'을 만들었다.
희생학생의 친구와 공감기록단 그리고 치유공간 이웃의 이웃치유자들이 서로가 서로를 보듬으며 '치유'되어가는 과정을 따듯한 시선으로 담아 낸 영화가 <친구들 : 숨어 있는 슬픔>이다. 영화 제작에 필요한 비용은 스토리펀딩을 통한 후원(700여명)으로 마련했다.
이영하 치유공간 이웃 대표는 "치유다큐는 이름 그대로 '치유'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며 "아이들의 실상을 알리는 것이 목적이라기보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상처 입은 많은 분들의 치유알약이 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미 보신 분들이 '세월호 영화인 줄 알았는데 보고나니 그런 것만이 아니네요'라는 말씀을 많이 한다"며 "세월호 참사로 다른 도시민들보다 마음이 많이 아픈 안산시민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고 전했다.
희생학생 친구 "별과 바람이 된 친구가 지켜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