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경사 아파트 CCTV 속에 등장하는 의문의 남자들에 대한 TV조선 의혹 보도. 2014년 5월 3일자 화면 캡쳐.
TV조선
경비 최아무개씨도 "2014년 4월 17일과 2014년 5월 1일 B언론사 기자 1명, C언론사 기자 2명이 관리실로 찾아와서 이준석 선장이 아파트에서 잤는데 언제 나갔는지 모르겠다면서 CCTV를 보여 달라고 하여 보여주자 B언론사 기자는 CCTV 녹화장면을 확인하고 알았다고 하고 나가고, C언론사 기자는 뭘 복사를 해야 한다고 하여 알아서 하라고 했더니 기계(녹화장면이 저장된 하드디스크)를 만졌을 뿐 그 외 CCTV 녹화장면을 확인한 사람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5월 3일 MBC와의 인터뷰에서 같은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은 "저렇게 계속 녹화되는 것도 희한한 일인데요. (누가 손을 댔다는 얘기인가요?) 손을 댔다든지, 누가 카메라 앞에 뭘 막아놨다든지..."라고 말했다.
MBC기자와 인터뷰한 직원이 앞서 검찰 조사를 받은 동일한 직원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관리사무소 직원이 말한 '계속 녹화되는 것이 희한하다'는 설명은 이후 검찰조사에서 4월 17일 촬영된 CCTV 영상이 '갑자기 연속 동작으로 녹화'돼 복구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됐다.
TV조선은 당일 CCTV 영상에 등장한 의문의 남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다([TV 조선] CCTV에 찍힌 의문의 인물? 2014.5.3.) TV조선이 공개한 CCTV영상을 확인하면 이준석 선장과 해경 경사의 뒤를 따랐던 2명의 인물은 박 경사가 집을 나간 이후 그의 집으로 들어간다. 박 경사의 아내는 그(박경사의 뒤를 따랐던 인물로 추정)가 밤새 이준석과 함께 있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당시 검경합수부가(박 경사 집에 함께 갔던 사람)이라고 지목했던 김아무개 경장은 정작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같이 안 갔다'며 CCTV의 인물은 본인이 아니라고 밝혔다. 해경 경사의 집에서 이준석 선장과 함께 '14시간을 보냈다'는 2명의 남자는 누구일까.
해경 아파트의 당시 CCTV 영상은 삭제된 것일까? 삭제됐다면 누가 그랬을까? 아파트 관리소 직원은 왜 관리소장·경비와는 다른 진술을 한 것일까. 검찰은 6월 3일 내부 보고서를 통해 삭제 가능성을 확인했고, 그 정황도 확인했는데 한 달 후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삭제 여부조차 부인했던 것일까.
검찰 내부 기록처럼 기자들의 실수로 삭제가 됐다면 왜 그에 대한 해명을 기자와 해당 매체에 요구하지 않았을까. 왜 해당 영상을 복사해간 기자에게 중요한 범죄 기록 반환을 요청하지 않았을까. 이 모든 일을 '조작 미숙', 실수로 정리한 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 당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이준석 선장이 박 경사의 아파트에서 제3의 인물을 접촉했을 의혹에 대해 수사해야한다'고 요구했다. 많은 이들은 그 제3의 인물을 궁금해 하고 있다.
김현미 국회의원 : 이준석 선장을 재웠던 아파트 앞에 있던 CCTV 기록이 삭제되었다는 게 의문인데 보고 받으셨습니까?황교안 법무부장관 : CCTV가 삭제되었다는 그런 의혹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받았습니다."김현미 : 그렇습니까?"황교안 : 그렇습니다. 김현미 : 이준석 선장이 들어오고 나간 CCTV 기록을 저희가 볼 수 있을까요? 황교안 : 수사자료이기 때문에 직접 보여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만 두시간이란 말씀하신 시간동안 녹화가 안 된 것이 아니라 일부 흐리게 녹화되는 등 잘못된 작동이 아닌가 보고를 듣고 있습니다.김현미 : 누가 CCTV를 만진 적도 없고, 지금까지는 누군가 삭제를 한 것으로 보고를 받았는데 그걸 누군가는 확인을 해야 되지 않습니까?"황교안 : 검찰에서 확인한 바를 보고 드리는 것입니다. 저희가 조사한 결과를 보고드리는 것입니다. <2014.7.9.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특위>이준석·박한결·조준기 만난 투자전문 변호사"확인한 사실에 의하면 세월호의 침몰에는 그 어떤 외부적인 원인은 없었다. 음모도 없었다. 사고는 별다른 사전징후 없이 갑자기 일어났고 침몰 속도는 너무 빨랐다. 어떠한 외부적 요소도 없었다는 일치된 진술을 접하고 천안함 사건 때 초래된 국론 분열 사태는 없겠구나 하는 안도감이 있었다. 그리고 사건은 단순해졌다. 제주 VTS에 구조를 요청한 8시55분부터 구조대가 도착한 9시30분까지가 규명되어야 한다."
2014년 4월 21일 강아무개 변호사가 세월호 이준석 선장과 조타수 조준기, 3등 항해사 박한결 선원을 면회한다. 6시간 동안의 면회를 마친 강 변호사는 그 내용을 보수언론인 조갑제씨가 운영하는 인터넷매체 '조갑제닷컴'에 기고 형태로 게재한다. 그는 단정한다. ①잠수함 등의 외부 장애물은 없었다. ②어떠한 외부적 요소도 없었다는 일치된 진술이었다 ③사고 발생 원인은 조타미숙인지 선박의 구조적 결함인지를 밝히면 된다.
강 변호사 참사의 원인을 선원과 해경으로 미루면서 어떠한 외력, 외부적 요인이 없었음을 거듭 강조한다. 4월 23일 CBS 라디오에 출연한 강변호사는 항로상에 장애물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세 사람의 공통된 진술로는 어떠한 문제도 없었다는 것"이라고 답한다.
"다른 어떤 제3의 요인은 아무것도 없었다는 게 사건의 진상이라면, 사건은 굉장히 일단은 단순해져 있는 겁니다. 과연 그 당시에 조타수가 조타 미숙에 의해서 이런 배 미끄러짐 현상이 나타나고 배가 기울게 된 것이냐, 아니면 그 배의 구조적 결함에 의해서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이냐, 아니면 그 두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인지, 이것을 규명하는 데 수사의 초점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구조와 수습에 정신이 없었던 참사 초기, 이준석 선장과 주요 피의자들을 만난 그는 누구인가. 강 변호사는 뉴타운과 투자전문 변호사였다. 법무법인 영진 소속으로 한국이주공사협회, 한국도시정비전문관리협회 고문변호사를 역임했다. 개포주공 재건축정지사업조합의 임시조합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변호사로도 특이한 경력이다. 그가 소속된 영진 변호사는 변호사 소개란에서 그가 재개발 조합의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총회 방해금지 가처분' 등을 통해 어떻게 재개발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도록 도왔는지 설명하고 있다.
'재개발 전문 변호사'로 매우 유능했던 그는 왜 갑자기 세월호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면회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CBS에서 강 변호사는 3명을 "각각 접견을 신청해서 만났다"며 "당시 찾아가서 그분들을 만나보니 체포된 이후로는 언론이나 TV보도로부터 완전히 차단이 되어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구치소 접견 신청은 본인이 거절하면 만날 수 없다. 이준석 등은 국회 국정조사 출석도 거부하고, 박한결은 특조위 청문회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그런 이들이 거부감 없이 6시간여를 만나 솔직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당시 조갑제닷컴과 기고 이후 강 변호사는 어떠한 세월호 관련 활동도 하지 않았다.
그가 소속된 법무법인 영진의 대표 변호사 김수민은 2014년 5월 7일 국정원 2차장으로 내정됐다. 김수민 변호사는 부산지검, 대구지검 경주지청을 거쳐 서울지검 공안1부에서 공안검사로 활약했다. 오마이뉴스 보도(2014.5.9. 김수민 국정원 2차장과 사노맹, 정주영, 리영희)에 따르면 김수민은 공안검사 시절 국가보안법 관련 사건들을 주로 처리하면서 관련자들에게 사형 등의 중형을 구형해왔던 인물이다. 국정원2차장은 국내 정보수집과 대공수사, 대테러, 방첨 등의 업무를 지휘하는 자리다.
고 김영한 민정수석 비망록에서도 김기춘 비서실장과 청와대는 애써 세월호를 대수롭지 않은 사건으로 만들려 애쓴다. 참사 직후에 주요 피의자들을 만나 그 내용을 적극적으로 홍보한 재개발 전문 변호사. 수사 과정에 숨어있는 누군가의 흔적들. 설명되지 않는 통화기록과 증거들. 제대로 된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 더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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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 대안언론이 희망이라고 생각함. 엄흑한 시기, 나로부터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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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장과 14시간 함께한 의문의 남성 두 명, 누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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