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다중노출왜 우리네 개발에는 사람은 없고 자본만 춤을 추는가?
김민수
이제 이 사건의 의미를 정리해 본다.
교회 입장에서는 존치를 원했으나 지역사회발전을 위해 이전해 달라는 조합과 구청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의 요구를 받아주었는데, 이제 와서 보상은 커녕 34억을 내놓으라고 한다.
조합입장에서는 종교부지를 배분했고, 개발이 되어 토지가치가 올라가면 현재 거암교회가 가지고 있는 토지분에 비해 훨씬 많은 이익을 얻는다. 이 이익은 개발로 인한 것이므로, 당연히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대지의 가치가 올라가는 만큼 조합측이 요구하는 34억을 내야만 한다. 이것은 교회뿐 아니라 개별조합원들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원칙이며, 법으로 규정되어 있는 것이다.
구청입장에서는 서울시에서 가장 낙후한 지역으로 꼽히는 거여2-1지구는 개발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개발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조합원들에게 막대한 손해일뿐 아니라, 송파구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더군나다 거여 2-1지구 개발사업은 박춘희 구청장의 선거공약이기도 했으므로, 임기 전에 마무리되어야 한다.
나는 그냥 제3자로서, 그곳을 마음의 고향으로 삼고 있고, 오랫동안 그곳을 지켜보며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던 사람으로서 이 사태를 바라보고자 한다.
첫째, 6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교회조차도 재개발조합에서 이렇게 대하는데 일개 개인은 도대체 어떻게 재개발조합의 횡포에 맞설 수 있을까? 개발업자들에게만 유리한 '관리처분계획'은 재고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둘째, 조합과 구청은 고등법원의 판결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왜 불법적인 승인을 요청하고 허가하는가? 거암교회 존치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조합과 구청은 어떤 약속들을 했는가? 대부분의 개발을 반대하는 이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사탕을 주고 자신들이 얻고자하는 것을 얻고나니 횡포를 부리겠다는 것인가?
셋째, 이런 경우 우리나라의 개발은 용역을 사서 막무가내식으로 개발을 진행하는 것이다. 용산참사를 기억하라. 이미, 거암교회가 아니더라도 개발을 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은 그곳에 '용산을 기억하라!'는 낙서가 가림막에 써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넷째,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화를 통해서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라. 이번 '거여 2-1'의 경우 교회와 조합의 갈등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간다면, 교회나 조합 모두 큰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에게 묻고 싶다. 왜 우리에 개발은 늘 이런 식인가? 다 때려부수고, 아파트를 짓는 것만이 능사인가? 그리고 개발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는 토건업자들의 이익과 부동산 투기를 일삼는 이들의 이익을 위해 그 땅을 일구며 살았던 이들이 피눈물 흘리는 일들이 반복되어야만 하는가? 그들은 왜 더 먼곳으로 더 먼곳으로 쫓겨가야만 하는가 말이다. 거여동재개발지구, 그곳이 개발된들 그 곳을 일궜던 이들 중에서 얼마나 그곳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 알고는 있는가? 결국, 없는 사람들은 잘 살고 있던 집을 잃어버리고 다시는 그곳으로 돌아올 수 없는 현실, 이것은 얼마나 큰 적폐인가?
알립니다 |
김민수 시민기자가 쓴 기사에 대해 거여 2-1 재개발지구 강신선 조합장은 7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조합 측에서 교회 측과 협상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지만 거암교회 측에서 협상에 성실히 임하지 않고 있다"며 "(교회 측에서) 무리한 보상금액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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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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