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승복한 안철수 "국민의 선택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국민의당이 1일 5·9 대통령 선거 패배 원인을 짚은 대선평가보고서를 공개했으나, '반쪽 보고서'라는 비판이 인다. 사진은 지난 5.9일 대선 패배 직후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개표상황실에서 패배를 승복하는 모습.
유성호
평가위는 후보의 대선 홍보 활동을 평가하며 문 후보에 비해 안 후보가 열성 지지층이 없었고, 소위 '안빠(안철수 열성지지자)'가 필요했음에도 존재하는 지지자들을 활용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안 후보가 문 후보에 질 수밖에 없던 첫 번째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에서는 소위 '문빠'로 불리는 문 후보 지지자 팬덤이 큰 역할을 했음. 반면 안철수 후보(캠프)는 대통령선거를 준비하면서 지지자 그룹 관리, 활용에 대한 구체적 방안은 물론 지지자 그룹이 선거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기본적 이해도 전혀 없었음." (보고서 69쪽)"소위 '문빠'에 버금가는 다수 '안빠'의 확보가 필요했음. SNS에서 밀린 근본 이유는 충성파가 부족하기 때문이며, 충성파가 형성되지 않은 이유는 안철수의 '새 정치'가 뭘 지향하는지 불명확했기 때문… 안 후보 본인도 팬클럽의 중요도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은 것으로 보임." (보고서 53쪽·71쪽)
평가위는 또 안 후보가 당시 선대위와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못했다면서, 문 후보에 비해 총 40여 명의 같은 당 의원들과 함께 효과적으로 일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는 "일부 의원은 본인이 맡은 보직에 대해 본인이 왜 그 보직을 맡게 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는 지적도 있다.
"당 선대위에 대해서는 당 지도부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게 (선대위를) 구성하다 보니 인선 과정에 의원도 전혀 알 수가 없었고, 의견을 제시할 수 없었다. 인선 과정은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요소들이 고려되지 않았나 싶다. 외부 영입도 시간은 걸렸겠지만, 일주일이나 걸렸어야 했는지…."(경선캠프에 참여한 국회의원, 보고서 64쪽)"후보가 당·선대위·당원 조직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았고, 신뢰 관계가 부족했음. …안 후보는 캠프를 중심으로 당을 완전히 장악해야 했으나 그러한 의지·역량이 없었고, 이는 선거에서 캠프-선대위의 불협화음, 현역의원들의 적재적소 배치 부재, 의원들의 선거 지원 부족, 당 중진의원들과 후보 메시지의 부조화 등으로 나타남." (보고서 75~76쪽)안 후보의 '소통 부족'을 꼽은 부분도 뼈아프다. 안 후보가 정치인으로서 당내 의원 및 당원들과의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탓이다. 평가위는 이러한 후보의 '소통·설득력' 부족도 주요 패인 중 하나로 봤다.
"안 후보가 공약을 변경하면서 당과 충분한 소통을 하지 않음. (일례로) 사드에 대해 후보가 입장을 변경하면서 당과 충분한 상의가 없었음. 이에 당이 후보를 위해 당론 변경을 고려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빚어졌으며, 후보가 사전에 당에 이해를 구하지 않은 정황이 그대로 언론에 노출돼 당과 선거운동원의 사기도 크게 저하됨." (보고서 53쪽)"반면 민주당은 선대위 구성 시 소위 '용광로 선대위'를 천명하며 반문 의원의 대표 격인 박영선·이종걸 의원을 (문) 후보가 직접 만나 오랜 시간 설득하고 선대위에서의 역할을 명확히 함... 선거 결과에서 보듯 민주당은 120명 의원이 총력 선거 지원을 했으나, 국민의당은 40명 소수 의원도 전원 참여할 수 없었음." (보고서 61쪽, 64쪽)보고서에 '문준용'은 딱 한 번 등장...안철수·박지원이 면담 거부한 이유는그러나 국민의당 대선평가보고서에는 문 후보 아들로서 지난 대선 당시 당 선대위가 줄기차게 비판했던 '문준용'이라는 단어가 딱 한 번 등장해,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한 교훈을 제대로 담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준용 취업특혜 관련 정보도 공명선거추진단 측에서 대변인실과 상관없이 발표했다"는 식이다.
평가위는 다만 "선대위 검증능력의 부재- 이유미 제보조작 사건에서도 드러난 바와 같이 공당의 제보 검증 능력이 상당히 취약했다(171쪽)"며 이를 인정했다. 그러나 이용주 당시 공명선거추진단장이 문준용 특혜의혹을 제기하며 권양숙 아름다운 봉하재단 이사장(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을 거론했다가 10여 일 만에 사과 기자회견을 한 것 등 당시 선대위의 '헛발질'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관련 기사:
이용주 "'권양숙 친척' 부분 사과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