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밭에서 며느리와 함께2017년 8월 26일 오후 태안군 남면 '연꽃청산수목원'의 억새밭에서 며느리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지요하
아들이 일찌감치 취직해 더 이상 부모가 뒷바라지를 하지 않게 된 것도 고맙고. 일찍 짝을 만나 결혼해 우리 부부에게 '새로 생긴 자식'을 보게 해준 것도 여간 고맙지 않습니다.
내가 이제 능력이 없어 재산을 쌓지 못해 자식들에게 물려줄 재산이 없으니 지레 미안한 마음이기도 합니다만, 우리 부부에게 각자 연금이 있어 노년을 자식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살 수 있으니, 하느님께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닙니다. 자식들에게 부모 봉양의 짐을 지우지 않는 것이 큰 다행이라는 생각이지요.
하지만 좀 더 세월이 흐른 후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들과 며느리에게 말했습니다.
"훗날 내가 죽으면 혼자 된 엄마를 너희가 모셔야 한다."그랬더니 아들은 "그류"라고 대답하고 며느리는 "네"라고 하더군요.
"우리 사돈댁도 새 아들이 하나 생긴 것이니 참 기쁘시겠지. 우리 사돈댁도 내외분이 노년이 되시면 너희가 더 잘 살펴드려야 하고…." 이 말에 며느리가 살짝 미소를 짓더군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둘이 하느님 안에서 변치 않고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겠지요.
하여간 나는 사는 날까지, 며느리가 엄마가 된 후에도 며느리를 '애기'라고 부를 생각입니다. "애기야"라고 며느리를 부를 때는 더욱 사랑스러워지고, 노년을 사는 재미가 좀 더 진해지는 것 같습니다. 내 자랑 같은 글이 역시 좀 쑥스럽고 미안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