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 제주도심지의 도로상황. 서울의 교통혼잡에 못지 않다
이영섭
제주에서는 한 가족 중 아버지 차와 어머니 차, 두 대는 기본이고. 여기에 대학교 다니는 자녀 차, 밭일 다니시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차까지, 한 가정에 차량 3대 이상이 등록된 집이 허다하다.
특히 육지에서 자기 차량 보유율이 낮은 학생층과 노인층도 저마다 차를 갖고 다니기 때문에 이들이 도로에 몰리는 출퇴근 시간이면 제주 도심지 곳곳이 서울 못지 않은 혼잡도를 연출할 수 밖에 없다.
제주 특유의 주차 문화도 자동차 등록대수 증가에 한 몫을 한다.
일단 외곽 지역뿐 아니라, 도심지에서도 대부분의 공영주차장이 무료다. 거기에 이면도로와 주택가에 빈 공간만 있으면 무조건 주차를 하는 것이 관행이다.
이를 서울 등지에서처럼 단속을 할 수도 없는 것이 차를 갖고 다니지 않으면 도심지로 출퇴근이 불가능할 정도로 대중교통체계가 낙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의 불편함이 자기 차량 이용률을 높이고, 이는 다시 불법주차로 이어져 도심지 혼잡을 만들어내는 악순환이 끝없이 반복되는 것이 그동안 제주교통의 현실이라 할 수 있다.
상황이 이러니 그동안 차 없이 제주 여행을 즐기려는 관광객들, 혹은 운전할 사람 없이 엄마와 자녀들만 제주로 온 한달살이 가족 등은 비싼 택시를 타고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공항에서부터 관광지까지, 혹은 숙소까지 이어지는 제대로 된 대중교통 시스템의 부재는 관광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쳐왔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