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한병채·조승형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예로 들면서 이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 삼은 야당을 비판했다.
그는 우선,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후보자의 과거 이력이 헌법재판의 정치적 중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데 과거에는 직업 정치인이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된 선례도 있다"면서 "1988년부터 1994년까지 헌법재판관을 지낸 한병채 전 재판관은 대구에서만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으로 1985년 민정당 후보로 제12대 총선에 출마했다 낙선한 지 불과 3년 뒤인 1988년 민정당 추천으로 재판관에 임명됐다"고 지적했다.
또 "조승형 전 재판관 역시 신민당 소속으로 13대~14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김대중 총재 비서실장까지 역임한 뒤 1994년 민주당 추천으로 재판관에 임명됐다"라며 "그러나 헌법학계에서 이들이 헌법재판의 중립성을 해쳤다는 평가는 거의 없다. 오히려 헌법재판에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는 데에 기여했다는 평이 다수"라고 꼬집었다.
즉, 일반 시민으로서 당연한 정치적 의사표현을 지지선언이라는 소극적 방식으로 표현한 이 후보자와 달리, 직업 정치인으로 특정 정당에 속했던 이조차 헌법재판관으로 스스로 국회가 추천한 '과거'를 잊었느냐는 일갈이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외 사례를 거론하면서 이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일침을 가했다.
가장 첫 사례는 미국 연방대법원이었다. 박 의원은 "미국 14대 연방대법원장 얼 워렌은 10년간 공화당 소속이었고 캘리포니아 주지사까지 지냈다. 같은 당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대법원장으로 임명했지만 그의 뜻과 달리 진보적 판결을 많이 내려,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내가 한 실수 중 가장 어리석인 일이었다'고 한 후일담도 전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연방대법원의)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도 클린턴 정부 당시 법무차관을 지냈고 민주당 당원이었다. 정치적 경력이 있고 특정 정권의 차관까지 복무했지만 미국 역사상 4번째 여성 대법관으로 임명돼 현재까지 업무를 잘 수행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프랑스 헌법위원회와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도 같은 예로 들었다. 그는 "프랑스 헌법위원회의 경우, 전임 대통령이 당연직 헌법위원으로 임명된다는 것을 알고 있나"라며 "헌법위원회가 선거 관리 업무 등을 수행하는데 전직 대통령들이 역할하면서 여러 정치적 고려와 배려를 조화롭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의 에른스트 볼프강 뵈켄푀르데 전 재판관은 사회민주당의 법정책 이론가로 활동하다가 (대법관으로) 임명됐다"라면서 "외국의 헌법재판소와 헌법재판기능을 갖고 있는 대법원들은 이런 이력을 가진 사람들도 대법관으로 임명한다"고 꼬집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4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공유하기
"보수정당 지지선언은 왜 안 해" '황당 질의'에 노회찬·박주민 반격은?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