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평화의 소녀상에 누군가 매주 꽃다발을 가져다 놓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예산군 학생 동아리 <참길> 소속의 학생들이다.
이재환
충남 예산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지도 4개월이 훌쩍 넘었다. 그런데 매주 소녀상에는 누군가 조용히 꽃 한 다발을 놓아두고 가고 있다. 주변을 탐문해 봐도 꽃을 놓아 둔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이들의 정체(?)는 의외로 쉽게 밝혀졌다. 정기정 예산참여자치연대 대표는 얼마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예산 지역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이 매주 주말마다 소녀상 주변을 청소하고, 꽃다발도 놓아두고 간다"고 귀띔했다.
최근 소녀상 건립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소녀상 주변에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것은 물론이고, 폐가구를 버리고 가거나, 자전거를 묶어 놓고 거치대로 쓰는 등 소녀상을 훼손 하는 사례도 적잖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청소년들이 소녀상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선 점은 주목할 만하다.
충남 예산에는 지난 1994년부터 이어온 '참길'이라는 학생 동아리가 하나 있다. 예산고, 예산여고, 예화여고, 삽교고, 덕산고 등 예산에 있는 고등학교 학생들이 매달 한 번씩 모여 시사문제를 놓고 토론 벌이고, 농활과 같은 봉사활동도 이어 오고 있다.
소리 소문 없이 예산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고 있는 학생들을 직접 만나 봤다. 지난 19일 참길 학생들은 예산참여자치연대 사무실에 모여 2학기 개강 파티를 열었다. 동아리 참길 소속 학생들은 지난 4월 13일, 예산평화의소녀상이 건립된 직후 '예산평화나비(아래 나비단)'를 꾸리고 매주 소녀상을 돌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