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남영동1985>의 한 장면. <남영동1985>는 남영동 대공분실을 다룬 영화다.
엣나인필름
남영동 대공분실에는 현재 경찰청 인권보호센터가 들어섰다. 그러나 아직도 전국에는 많은 '대공분실'이 '보안분실'로 이름을 바꾼 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그것도 외부에서는 알 수 없도록 'OO산업' 'OO상사' 같은 간판으로 위장한 채. 이러한 위장 아래, 오늘날에도 보안분실의 보안수사대는 국가보안법 수사를 전담 중이라고 한다.
게다가 지난 7월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정권 말기인 2015년부터 경찰이 이같은 보안수사 조직과 인력을 4배 가까이 늘리고 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인권침해와 정치탄압의 수단이 되었던 경찰 보안부서를 축소해야 한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시대를 거스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독재와 고문, 매카시즘과 반인권의 상징이었던 남영동 대공분실. 지금은 인권보호센터로 탈바꿈해, 대공분실의 기능은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이곳에서 고문 받았던 박종철과 김근태, 수사관의 '단골 질문'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도 이제는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남영동의 인권보호센터로의 변신을 마냥 기뻐하기에는, 박종철, 김근태, 김대중 그분들이 떠난 빈자리를 그저 추모로만 채우기에는, 아직도 남아있는 전국의 대공분실 수만큼이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섣부른 안도와 추모에 앞서, 다시는 그분들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그분들의 희생을 현재와의 연장에서 기억하고, 또한 그 정신을 실질적인 고민과 실천을 통해 계승하는 일을 선행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개혁을 표명한 새 정부 출범에 따라, 경찰도 내부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그 일환으로,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찰개혁위원회를 발족했다. 그러나 마냥 경찰에게만 내부 개혁을 떠맡긴 채 방관할 수는 없다.
의미 있는 개혁을 위해서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감시가 필요하다. 그럴 때 비로소 남영동의 희생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과감하고 의미 있는 경찰 개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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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동 대공분실의 단골질문... "김대중 언제 만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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