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베이의 부드러운 돈카츠. 이것은 돈카츠인가 아이스크림인가.
임형준
돈카츠에는 데미그라스 소스가 뿌려져 있었다. 종업원은 그 위에 돈카츠 소스를 뿌려 먹으면 더 맛있다고 알려줬다. 돈카츠는 훌륭했다. 이렇게 부드러운 돈카츠는 처음이었다. 씹자마자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렸다.
이곳 돈카츠는 돼지 삼겹살을 6~7시간 삶아 흐물흐물하게 만든 뒤, 하룻밤 냉장고에 재워뒀다 만든다. 돼지고기 카쿠니(일본식 장조림)를 만드는 듯한 과정이다. 푹 삶은 돼지를 튀겼다는 느낌도 있었다. 보통의 돈카츠와는 조금 달랐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돈카츠 맛 부드러운 돈카츠를 만드는 돈베이는 1959년 문을 열었다. 아버지에 이어 아들이 2대째 영업 중이다. 사장 안도(43)씨는 대학 졸업 후 스물셋에 가업을 물려받아 20년 째 돈카츠를 만든다. 열네 살 어린 아내도 이곳에서 함께 일한다. 아내를 소개하며 나이차이가 많이 난다고 멋쩍어 했다.
이 가게의 트레이드 마크인 자전거를 탄 아저씨 그림은 1대 사장인 안도 씨의 아버지다. 안도씨는 "아버지는 대머리였어요. 자전거도 실제 아버지 것이예요"라고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