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비는 흙을 지력을 높이지만 잘못된 퇴비사용은 농사를 망친다
오창균
퇴비는 작물에 양분을 공급해 성장을 촉진하는 비료의 기능보다는, 땅의 힘을 돋우는 지력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작물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흙은 토양미생물이 분해한 유기물에서 힘을 얻는다. 즉, 유기물이 분해된 퇴비는 흙이 먹는 밥이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는 관행농업에서도 퇴비를 사용한다. 만약에, 퇴비를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만으로 농사를 짓는다면 흙은 본성을 잃어버린다. 그리고 안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생명체는 힘을 잃고, 지속 가능한 농사를 할 수가 없다.
화학비료는 작물의 성장에 필요로 하는 원소(질소, 인산, 칼리 등)를 화학기술을 이용해 농축시킨 양분이다. 흙은 지력을 높이고 보존하기 위해서 자연적으로 존재하고 분해되는 유기물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화학비료는 흙의 지력을 약화시키고 작물의 생육과정에서 병해충 등의 문제를 불러온다.
화학비료 사용 세계 1위, 왜 그럴까퇴비만으로 작물이 잘 자랄 수 없다며 화학비료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농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농산물을 상품으로 생각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작물에 피해를 주는 병해충을 막기 위해서 화학농약도 있어야 한다는 인식도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국가와 농기업이 주도한 관행농업의 폐해라고 할 수 있다.
농산물을 공산품과 같은 표준화된 상품으로 규정하고 비교를 통한 등급의 순위로 가격을 매기는 시장논리에서 많은 농민들이 관행농업을 회피할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현대농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가축분뇨가 주원료인 축분퇴비는 질소성분이 높아서 작물을 빨리 성장시키는 속효성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