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우의 '원조 멘치카츠'. 속이 꽉찼다.
임형준
사토우의 멘치카츠는 묵직하다. 바삭한 튀김을 씹으면 육즙이 뿜어져 나온다. '이것이 멘치카츠다'라고 말하는 듯했다. 가게 앞에서는 갓 나온 멘치카츠를 먹는 사람들로 여기저기서 "바삭"하는 소리가 들렸다.
내 옆에서 먹던 사람도 '오이시(맛있어)'를 외쳤다. 이 바삭한 멘치카츠를 사려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었다. 이곳은 영화 <구구는 고양이다>에도 나왔다. 주인공들이 멘치카츠를 한 입 베어 물고 행복해하는 표정이 압권이다. '스테이크 하우스 사토우'는 1층은 정육점으로 생고기와 돈카츠나 멘치까츠 같은 튀김류를 판다. 2층은 식당으로 운영하니 멘치카츠로 살린 입맛을 2층에서 이어가도 좋을 듯하다.
쿠로텐동의 맛은 씁쓸했다멘치카츠를 먹자 튀김이 더 먹고 싶어졌다. 첫날 못 먹은 쿠로텐동을 먹기 위해 도쿄 주오구 니혼바시닌교초로 갔다. 이번에는 닌교초역이 아닌 스이텐구마역에서 내렸다. 그래도 길 찾기 어렵기는 마찬가지. 10여 분을 헤매다 길 가던 시민에게 길을 물었다. 자신도 잘 모르는 듯 했지만, 건네준 약도를 보며 식당으로 데려다줬다. 가는 길 반대 방향인데도 친절하게 안내했다.
5분 만에 다다른 '텐푸라 나카야마.' 그런데 한창 장사해야 할 시간에 가게 불이 꺼져있었다. "아, 오야스미데스네(아, 휴가네요)." 이게 뭐람. 금요일에도 허탕을 쳤는데 오늘도 먹지 못하게 됐다. 문에 붙은 종이를 보니 17일부터 영업을 재개한다고 돼있었다.
나만큼 안타까워하는 그를 감사인사와 함께 보내고 나니 남자 셋이 캐리어를 끌고 왔다. 나고야에서 친구들과 여행 온 오시로(24)씨는 "친구가 맛있다고 해서 왔다"고 말했다. 그는 굳게 닫힌 가게 문을 바라보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묵직한 캐리어를 끌며 돌아가는 세 남자의 뒷모습이 처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