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여행운하
최홍대
매립되고 나서 50여 년 동안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던 공간을 흔쾌히 내준 827세대 이주민 2225명이 있었기에 포항운하가 건설될 수 있었다. 운하가 시작되는 곳에는 포항운하관이 있는데 그곳에는 포항의 과거와 현재, 포항운하 복원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홍보관이 있고 세대주 이름을 하나하나 새긴 '이주자의 벽'이 만들어져 있다.
배를 타고 도시를 통과하는 느낌을 상상하면 유럽 베네치아가 연상된다. 베네치아에 있는 많은 운하는 100여 개 섬을 이어주는 수로 역할을 하는데 섬들 사이로 중심 수로인 그란데 운하가 2개의 넓은 만곡부 주위를 흘러 도시를 통과하도록 되어 있다. 포항운하가 자리한 곳은 예전에는 5개의 섬이 있었던 곳이었다. 이곳 역시 섬과 섬을 연결해주는 것은 운하가 그 역할을 했었다.
포항운하가 있는 포항 송도동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계 기상기구(WMO)에 등록되어 있는 포항기상대를 포함하여 기상대 앞뜰에 있는 습지지역인 맹꽁이 서식처, 송도해수욕장의 상징, 옛 추억의 장소인 평화의 여상(女像), 영일만의 파도와 형산강의 범람이 수천 년 동안 이어지면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육지인 송도 송림이 있다.
주로 배의 운항을 위해 만든 인공 수로를 운하라고 부르는데 현대에 남겨져 있는 운하의 전성기는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부터 19세기 중반 철도가 우위를 차지하기 시작할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