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모습
최종규
ㄱ. 이 멋진 책방을 꾸리는 기쁨이라면"곰곰이 생각해 보면 뜬금없이 짠해질 때가 있어요. 마음의 숲을 지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책방 안에 있으면 그 누구의 내가 아닌, 온전한 제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을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책방을 찾는 분들의 온기 덕분이지요.
<유월의서점>에서는 유독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됩니다. 그로 인해 서로를 치유하고 다독이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공간과 사람의 힘이라고 믿는 까닭입니다. 그리고 제가 책방을 꾸리고자 했던 그 목표와 믿음을 깨닫게 될 때, 삶은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이지요."
ㄴ. 아름답다고 느끼는 손님 한두 분을 이야기하신다면?"전주국제영화제 기간에 우연치 않게 서점을 들르신 조00 대표님. 서울에서 디자인스튜디오를 운영하시는 대표님은 서점을 처음 찾으셨을 때 저와 네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셨어요. 이후 꾸준한 소통을 통해 서점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주고 계시지요. 비가 올 때는 서점에 비가 새진 않는지, 날이 더울 때는 밥은 잘 먹고 있는지, 도시재생 바람이 불 때는 서점의 후폭풍이 밀려오진 않는지 걱정과 안부를 물어 주십니다. 그 따뜻한 관심들은 공간에 힘을 불어넣어줍니다. 우리가 왜 이곳에 있어야 하는지를 알게 해 주지요.
가끔 찾아오던 20대 중반의 청년 손님이 계셨어요. 처음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걸 매우 어려워했던 분이었는데, 저와의 소통을 통해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어요. 진로를 찾아 서울로 가게 되었을 때, 마지막 인사를 위해 서점을 찾아오셨습니다. 고마웠다는 인사에는 진심이 느껴졌어요. 저희 서점은 그런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보이지 않게 손을 내밀어 주고, 보이지 않게 힘이 되어 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