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트럼프 초강경 발언, 오히려 북핵 위기 키웠다"

수전 라이스 "선제공격은 미친 짓... 핵 보유 인정할 수도"

등록 2017.08.11 07:20수정 2017.08.11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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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경 발언이 북핵 위기를 더욱 악화시킨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10일(현지시각) 사설에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발언은 무책임할 뿐만 아니라 위험하다"라며 "그는 이제 누군가를 협박해서 거래를 성사시키는 사업가가 아니라 미국의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이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신중하고 절제된 리더십이 필요한 순간"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를 운용하는 그가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면 엄청난 파국(catastrophic)이 벌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쟁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짐 매티스 국방부 장관 등은 왜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하지 않는가"라며 비판했다.

사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을 듣고 북한은 괌 공격을 예고했다"라며 "한국과 일본도 자신들의 군사적 방위력을 강화하거나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의지를 더욱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외교적 해결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전쟁이 임박했다고 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라며 "일부 백악관 보좌관들은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너무 많이 듣지 말라고 조언할 정도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틸러슨 장관이 주장하는 외교적 노력과 엄격한 제재는 북핵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최선의 길(best path)"이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수전 라이스 "북한 핵 보유, 인정할 수도 있어"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의 <뉴욕타임스> 기고문 갈무리.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의 <뉴욕타임스> 기고문 갈무리.뉴욕타임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을 지낸 수전 라이스도 이날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북한과의 대화는 아직 늦지 않았다"라며 "예방을 위한 전쟁은 필요하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라이스 전 보좌관은 "북한의 공격 징후가 임박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선제공격을 가한다는 것은 미친 짓(lunacy)"이라며 "만약 전쟁이 벌어진다면 세계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재임 시절 이런 계획을 깊이 연구했다며 "수백만 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십만 명의 사상자가 나올 것"이라며 "한국의 수도 서울은 북한의 미사일과 포병이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최소 20만 명의 미국인이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원래 호전적이고 화려한 수사법을 구사해왔다"라며 "오히려 전례가 없을 정도로 위험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에 김정은이 섣불리 행동에 나선다면 한반도가 전쟁에 빠질 위험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김정은은 정권의 생존을 위해 핵무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에 이를 포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라며 "하지만 김정은이 악의적이고 성급한 편이기는 해도 비합리적이지는 않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지만, 만약 그래야 할 상황이 온다면 지금의 북한보다 더 큰 위협이었던 소련의 핵무기 수천 기를 용인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북한 핵무기를 용인할 수도 있다(tolerate)"라고 주장했다.

다만 "북한이 미국이나 동맹국에 대한 어떤 무력사용도 곧 파멸로 이어진다는 것을 분명히 경고하면서 기존의 억지력을 사용해야 한다"라며 "북한이 제3자에게 핵무기를 전달하는 것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라이스 전 보좌관은 "이성적이고 안정적인 리더십으로 위기를 피하고,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라며 "지금이야말로 미국이 책임감 있게 힘을 사용할 때이다"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수전 라이스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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