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지역 본부는 지원, 영업, 기술 3가지 부서로 나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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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할 때부터 기술부서로 입사해서 줄곧 장비관리 업무만을 담당해왔다. 직무의 특성이 기술부서보다는 영업지원 부서에 맞았기에 기술부서 내에서 장비관리 업무 담당자들은 항상 찬밥 신세였다. 그 업무를 5년간 해오면서 남들의 시선과 상관없이 늘 새로운 방법으로 혁신을 만들고자 노력했고 나의 노력은 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처음 입사했을 때 스타일이 맞지 않았던 선임 때문에 힘들었던 한달을 보내고 비슷한 업무를 담당하던 다른 선임 사원과 함께 일하게 됐다. 그 선임과는 업무 스타일이며 성격이 비슷해서 마음이 잘 맞았다. 그렇게 몇달의 함께 일하며 우리가 담당하고 있는 업무 범위를 합치고 협력업체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할 때 쯤 내부 인사발령으로 그 선임이 영업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우리 회사의 고객들은 기업이 아닌 개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사가 아닌 지역 본부는 크게 영업과 기술 그리고 지원 3개 부서로 나뉜다. 영업팀은 회사의 매출을 담당하는 곳으로 가입자 확보를 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기술부서는 회사의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제공 될 수 있는 유지보수 역할을 담당한다. 그리고 지원부서는 인사, 총무를 비롯한 각 부서가 잘 운영되도록 지원해주는 역할을 한다.
각 기업마다 특징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우리 회사는 매출을 발생시키는 영업부서가 지역 본부에서는 제일 '힘 좋은' 부서로 손꼽힌다. 각 부서간에 업무 조율이 필요한 경우가 생기거나 조직 내 보이지 않는 완력 다툼이 생겨도 힘 좋은 영업부서의 입김이 세다. 그리고 팀장급을 지나 더 위로 승진을 하기 위해서는 영업부서 출신이 아닌 경우 꼭 영업부서 경험을 거친 뒤에야 승진의 기회를 얻는 경우가 많다.
평소 잘 지내며 좋아하던 선임이 영업부서로 옮기는 건 실력을 인정 받아서 자리를 옮기는 것이었다. 영업부서로 옮기면서 그 해에 승진을 하는 쾌거도 누리게 됐으니 분명 좋은 소식이었다. 하지만 함께 업무를 진행하던 나의 입장에서는 앞으로 업무를 하는데 있어 더 힘들어질 것이 분명했고 또 다른 누군가와 합을 맞출 생각을 하니 아쉬움이 더 크기만 했다.
5년 뒤, 나는 장비관리 업무에 있어서 전사적으로 손꼽히는 재원으로 평가됐다. 선임이 떠난 뒤에도 열심해 해왔다. 지역 본부 내에서도 본부장님의 신임을 얻으며 다른 사원들의 시기와 질투를 받는 사원이 됐다. 하지만 한가지 업무를 오래 하다 보니 약간의 매너리즘에 빠져 일하는 게 조금씩 재미가 없기도 했다.
합이 잘 맞던 그 선임과는 함께 일한것이 몇달밖에 안되었는데도 워낙 마음이 잘 맞았기에 영업부서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자주 소통을 하며 지냈다. 사석에서도 자주 만나며 우정을 쌓아갔다. 그러던 어느날 메신저로 수다를 떨던 중 지역 본부에 있던 3개 영업팀 중 하나의 영업팀에서 그 선임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와 같은 업무를 하는 자리가 곧 공석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평소에도 많이 공유하던 사이었기에 그 소식 역시 사람 한 명이 사직서를 냈다는 평범한 정보였다. 내가 일에 흥미가 떨어져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 그 선임은 곧 공석이 될 그 자리로 옮겨서 일해보는게 어떻겠냐고 물었다.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했지만 또 새로운 업무를 하게 되면 더 많은 역량을 쌓을 수도 있고 새롭게 일에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겠냐며 괜찮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팀장의 반대로 부서 이동 '실패'... 그리고 1년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