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성지 홍색섭현중국은 항일 전쟁의 유적과 흔적을 보전하고 기념하면서 후세를 위한 애국의 교육 장소로 활용하고 있었다. 섭현에는 항일 전쟁유적들이 많다. 조선의용군의 유적지도 섭현에 많다.
박청용
동북공정으로 우리의 고구려나 발해의 역사도 빼앗기고 있는 실정인데 일제에 항거하던 독립운동의 흔적들이라도 찾아서 보존하고 순례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 절실하다. 상해 지역, 만주지역, 중국 중원 등 한국인이 참여한 독립운동의 유적들이 얼마나 많은가? 중국의 지방정부와 자매 결연을 맺으면서 한중 우호도 쌓고 독립운동의 유적을 보전하는 등 실질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독립운동의 유적지에 의미를 부여하고 많은 한국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독립운동 역사기행 등 여행 상품을 만들어도 좋을 듯하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각 지역의 독립운동 유적지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현장을 안내할 가이드가 절실함을 느꼈다.
중국인들은 나라를 위해 희생당한 분들을 위해 많은 시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시의 한복판에 대규모 열사능원을 만들어서 추모하고 있다. 중국은 항일 근거지마다 기념관을 세우고 그 유적들을 보존하고 수많은 중국인이 찾아와서 항일과 해방정신을 되새기면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해외에 있는 우리의 독립운동의 유적지가 잊혀지고 사라지기 전에 보존과 기념을 위한 특별한 국가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대륙에서 바라본 한반도는 답답했다. 넓고 광활한 중국대륙을 여행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꼈다. 그러나 더 그립고 생각나는 것은 나의 조국 한반도였다. 밖에 나가 있으면 고향이 그립고 고국을 떠나 있으면 자기 조국이 더 생각나는 법이다. 광활한 중국 대륙에서 한반도를 바라보면 그냥 답답해진다.
나라가 작고 인구가 적어서가 아니다. 분단되어서 서로 막혀있기 때문에 답답하고 질식할 듯하다. 좁고 작은 나라일지라도 막혀있지 않으면 답답할 것이 뭐 있겠는가? 휴전선 아래 절벽으로 갇힌 남한은 대륙으로 뻗어나갈 수 없게 막혀 있으니 답답할 수밖에 없다. 같은 민족으로 유구한 역사를 같이 해온 사람들이 서로 담을 쌓고 분단되어서 70여 년간 갈등하고 싸우고 있으니 한심하고 답답하다.
휴전선이라는 절벽으로 꽉 막힌 남한은 교류에 있어서 대륙의 중국이나 섬나라 일본보다 불리하다. 남북이 하나로 연결된다면 대륙과 해양으로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는 데 분단의 장벽이 가로막고 있다. 남북한이 같은 민족으로 번영을 누리는 것은 교류하고 소통하고 하나로 연결되는 것뿐이다. 한반도가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물류의 허브가 될 수 있고 경제 발전과 교통의 중심 축 역할을 할 수 있는데 분단이 저주스럽기만 하다. 남북이 꽉 막힌 조국을 생각하면 마음에 울화가 치밀고 숨이 꽉꽉 조여 온다.
배낭 메고 휴전선을 넘는 여행은 언제쯤? 다음에 중국을 여행하고 올 때에는 압록강을 넘어서 북한 땅을 밟으면서 왔으면 좋겠다. 그런 날이 멀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아니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가야 한다. 여행자들은 장벽이 싫다. 가로막는 장벽은 단호히 거부되어야 한다. 강이라는 장벽이 있으면 다리를 놓아서 건너가야 한다. 다리를 놓을 형편이 안 되면 배를 저어가던지 수영을 해서든지 무슨 방법을 쓰던지 강을 넘어가는 것이 여행이다. 막혀 있고 머물러 있으면 여행이 아니다.
여행을 가로막는 자연적인 걸림돌이나 물리적인 장벽을 허물고 어디든 갈 수 있다. 그러나 이념의 절벽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 넘을 수가 없다. 반도를 동강낸 휴전선에 걸쳐 있는 가시 돋친 이념의 절벽 때문에 여행자는 답답하고 가슴이 막힌다.
남북을 가로 막은 철망을 넘어가는 배낭여행을 하고 싶다. 여행이 별 것인가? 길이 있으면 가는 것이고 길이 없으면 그냥 밟고 지나가는 것이다. 사람이 있으면 만나는 것이고 걸림돌이 있으면 치우면서 가는 것이다. 고단하면 쉬었다가 가는 것이고 신나면 춤추면서 가는 것이다. 동행이 있으면 같이 가는 것이고 아무도 없으면 낯선 풍경을 눈에 넣으며 혼자라도 가는 것이다.
두만강을 건너 개마고원 거친 땅을 지나 휴전선 분단의 철조망을 통과하여 남쪽 바다가 보이는 거제도 포로수용소 자리까지 걷고 또 걷고 싶다. 언젠가 올 그날을 기다린다. 그 날이 올 때까지 여행은 미완성이다. (다음 편에 계속)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충남 서산 출신. 경기도 광주 거주.
환경, 복지, 여행, 문학, 통일에 관심이 많음.
공유하기
어린이집이 된 남장촌의 조선의용군 총부, 씁쓸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