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선교장강릉 선교장 이강백 관장
이강백
- 안녕하세요? 이 무더위에 이렇게 넓은 고택을 관리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시겠습니다. 국가 중요문화재로 선정된 문화유산을 관리 보호하는 데는 세심한 주의와 많은 노력이 필요할텐데요?"어떡합니까? 그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인데요… 허지만 일이 끝이 없어요. 최근에는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여러 가지로 지원을 많이 해주고 있어 종전보다는 좀 더 수월해 지고 있지요."
대화 중에도 그는 자꾸만 울리는 핸드폰을 받느라 바빴다. 그런 와중에도 소탈해 보이는 그는 시원시원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 요즈음 외국인들의 한옥체험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추세던데요. 평창 동계올림픽을 맞이하여 외국인들이 이곳 선교장을 찾아 한옥체험이 늘어나지 않을까요?"글쎄요… 문화재로 지정이 안 된 한옥들은 자유스럽게 편익시설을 개조하거나 만들어 외국인들이 이용하는데 불편이 없게 하지만,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은 한계가 있어요. 전보다는 많이 완화는 되었지만 특히 건물을 개조하여 방에 화장실을 만든다든지 원상복구 할 수 없는 것들은 손을 댈 수가 없어요. 원상복구를 할 수 없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를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또 본래의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해야 합니다. 선교장도 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방이 60여 개가 있지만 화장실이 없는 방은 공동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외국인들이 이용하기가 쉽지가 않아요."
선교장은 명품고택체험관으로 서별당과 연지당이 있고, 전통문화체험관 8실(남여단체 수용인원 30명), 중사랑채 2실, 행랑채5실 등이 있다. 이는 문화재지정 건물로 외부 공동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한편, 선교장 부속건물로 홍예헌 1관, 2관, 그리고 2개의 초가가 있는데 이는 내부에 화장실과 욕실이 달려있다. 초가를 제외한 모든 건물은 안전을 위하여 취사가 불가능하다.
- 들어오다 보니 전통문화 무료체험이라는 프로그램은 있던 것 같던데 어떤 것들이 있나요?"네, 금년부터 '생생문화재사업'으로 한국전통문화 무료체험이 열리고 있습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선교장 교육관에서 오색다식, 전통차체험, 매듭만들기, 탁본체험, 뒤주조립해체하기 등 다양한 체험이 있는데요, 요즈음 하루에 400~500명이 체험을 하고 있어요. 지난 보름 동안 5500여 명이 다녀갔는데요, 앞으로 전통무화체험은 점점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 청소년과 어린이들에게 우리 전통문화를 체험케 하는 것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선교장에서 음악회 등 각종 이벤트도 열리는 것 같은데요?"네, 작년에는 평창대관령국제음악제를 선교장 야외 공연장에서 열었지요. 금년 추석에는 국악연주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관련기관의 후원을 받고 있지만 우리가 직접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어 무척 바쁩니다. 직원들이 20여 명 있는데 이런 일 때문에 눈코 들새 없이 너무 바빠요. 힘들기는 하지만 여러 사람들에게 잊혀져가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무료로 체험하게 하여 우리 고유문화를 알리고 또 이어나가게 한다는 데 작은 보람을 느끼고 있지요."
- 선교장을 이끌어나가시는데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면 어떤 것을 들 수 있나요? "뭐, 지금까지 오랫동안 해 왔던 일이라 큰 애로사항은 없습니다. 다만 정원과 나무를 가꾸는 일이 결코 쉽지가 않군요. 근처에 화재나 산불이 나면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강풍에 불똥이 날아들어 언제 불이 붙을지 모르기 때문이지요. 불이나면 문화재도 문제지만 집 뒤의 수백 년 된 소나무들이 더 문제입니다. 송진에 불이 붙어 한 번 불타면 영원히 복원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선교장 같은 고택은 주로 목재로 지어져 화재에 취약한데다 노송이 우거져 화재위험이 가장 문제다. 2000년도에 강원도 동해안지역에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을 때는 강풍에 선교장 전후방 1km까지 불이 붙어 선교장도 일촉즉발의 위기에 직면했지만 다행히 강풍이 수그러져서 변을 면할 수 있었다. 또 금년 1월에는 전기누전으로 화재가 발생하였으나 초기 진압으로 대형피해를 막았지만 외별당 행랑채가 거의 소실되었다.
- 앞으로 강릉 선교장에 대한 바람과 계획이 있으시다면?"뭐 특별한 바람이 있겠습니까? 지금까지 보존되어온 문화재를 대를 이어 잘 유지하고 보존하는 것이지요."
이강백 관장은 선교장에 직접 거주하면서 선교장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품고택으로 조성하고, 전통문화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는데 온 정성을 쏟아왔다. 그는 명품고택 만들기를 선교장에만 국한하지 않고 (사)한국고택문화재소유자협의회(회장 이강백)를 만들어 전국의 고택을 명품화 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현재 한국고택문화재소유자협의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문화유산 보호에 힘쓴 공을 인정받아 문화재청으로부터 은관문화훈장(2013년 12월 10일)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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