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결심 공판, 혐의점 대신 ‘이재용의 눈물’ 집중 조명한 TV조선(8/7)
민주언론시민연합
MBC도 뒤지지 않았습니다. MBC <눈물로 결백 호소…"청탁한 적 없다">(8/7 http://bit.ly/2vefHue)는 리포트를 시작하면서 "호송차에서 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담담한 표정으로 재판정으로 향합니다. 포승줄과 수갑에 묶인 이 부회장의 손에는 초록색 노트가 들려 있었습니다. 이 부회장은 이 노트를 구치소에서 구매해 법정에서 밝히는 최후진술을 자필로 적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라며 이재용 부회장의 등장 모습을을 구체적으로 소개했습니다. "선대 회장을 언급하다 목이 멘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했고, 5분여의 짧은 최후진술 동안 수차례 울먹이며 말을 멈추기도 했"다며 TV조선과 마찬가지로 '눈물'을 부각했고, 특검에 항의한 '응원단'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SBS‧JTBC‧MBN도 이재용 부회장의 변론을 별도의 보도로 전했지만 MBC‧TV조선과 달리 "사익을 위해 박 전 대통령에게 부탁을 하거나 기대를 한 적이 없다" 등 혐의를 부인한 이 부회장의 발언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통곡의 눈물 흘린 사람은 따로 있는데…왜 보도하지 않을까그러나 7일 이재용 부회장 결심 공판에서 정작 통곡의 눈물을 흘린 사람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직업병 피해자입니다. 이날 삼성노동인권지킴이,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등 시민단체는 시민 2729명의 '삼성 뇌물 재판 피고인들의 엄중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법원에 제출했고, 이재용 부회장 공판을 참관하기 위해 대기했습니다.
여기에는 삼성 기흥 LCD공장에서 일을 하다 1급 뇌종양에 걸려 사지가 마비된 한혜경 씨 모녀도 함께 했습니다. 2005년 발병 이후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삼성 측은 반올림과의 대화를 일체 거부하고 있습니다. 반올림과 한혜경 씨는 삼성 그룹의 처벌 여부를 지켜보고 항의의 뜻을 표하기 위해 공판에 참석키로 한 겁니다.
그러나 같은 공판을 참관하기 위해 몰려든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 및 보수단체 회원들은 한혜경 씨를 보자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을 퍼부었습니다. "병X들이 왜 여기 왔어?", "돈 뜯어내려 왔다", "김정은의 사주를 받고 왔다", "장애인 복지관이나 가라. 입 벌리고 있어라", "인천 앞바다에 들어가버려라", "돈은 백남기한테 달라고 해라" 등 삼성 반도체 피해자 및 유가족의 인권을 짓밟는 폭언이 난무했습니다.
이에 법원에서 겨우 눈물을 참았던 한혜경 씨 모녀는 법원을 벗어나서야 통곡했습니다. 이런 참상이 벌어졌지만 7개 방송사 중 이 상황을 보도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변론을 보도하면서 '응원하는 방청객'들을 소개한 MBC‧TV조선은 그 방청객들이 바로 한혜경 씨를 모욕한 보수단체 회원이지만, 끝내 일언반구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JTBC‧TV조선‧채널A의 경우 재판장 분위기를 따로 1건의 보도로 다루기도 했지만 한혜경 씨에 대한 보수단체의 폭력은 외면했습니다. JTBC <박영수 특검에 욕설‧물병도>(8/7 http://bit.ly/2uBvKyE)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야이 XXX 박영수를 쫓아내라"며 특검에 욕설을 퍼부은 장면, "이재용 부회장이 울먹이며 최후 진술을 하자 한 여성 방청객이 '힘내세요'라고 소리를 쳤"던 장면만 소개했고 TV조선‧채널A도 대동소이합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8월 7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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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눈물의 변론'으로 드라마 쓴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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