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리인생학교 정문에서
나관호
아담한 폐교에 만들어진 학교였다. 일요일이라서 인기척은 없었고 학교 뒷편에서 학교를 지키는 진돗개 한 마리가 나를 반겨주었다. 물그릇을 차버렸는지 물이 쏟아진 진돗개의 물그릇에 물을 채워주었다. 이곳 저곳 먼 거리에서만 살필 수 있었다. 운동장 옆에는 체육관 시설이 있었다.
'꿈틀리 인생학교'는 덴마크의 '애프터 스쿨'을 모델로 만들어진 한국형 '에프터스쿨'이었다. 덴마크의 '애프터 스쿨'은 공립기초학교를 졸업하고 인문계 고교나 직업학교로 진학하기 전에 거쳐 갈 수 있는 1년 과정의 기숙형 자유학교다. 고교에 진학하기 전에 진로를 탐색하고 싶은 학생이 선택한다. 교육과정은 주로 음악, 미술, 체육, 등 감성 교육과 단체 활동으로 구성된다.
이런 공교육 진로지도는 세계적 추세다. 아일랜드, 프랑스, 핀란드, 캐나다 등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에게 일정 기간 진지한 자아 성찰과 진로 탐색을 위한 방안을 실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축구를 좋아하는 학생은 1년 내내만 축구만 하고 공을 찰 수 있고, 그림을 좋아하는 학생은 1년 내내 물감과 씨름하며 그림만 그릴 수도 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자신의 장점과 진로를 발견하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