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합천에서 열린 '제72주기 원폭희생자 추모제'.
합천군청
'한국의 히로시마'라 불리는 경남 합천에 '원폭 자료관'이 문을 열었다.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핵)폭탄을 투하한 지 72년 만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자료관이 만들어진 것이다.
미국은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 8월 9일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렸다. 당시 일본인뿐만 아니라 그 지역에 있었던 강제징용자를 비롯한 조선인도 피폭되었다.
6일 합천군(군수 하창환)과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지부장 심진태)는 '72주기 원폭희생자 추모제'에 앞서,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입구에 지은 '합천 원폭자료관'에서 개관식을 열었다.
자료관 건립에는 복권기금 15억 원과 경남도비 3억 원, 합천군비 3억 원 등 총 21억 원이 들어갔다. 연면적 471㎡ 규모로, 1층은 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 사무실과 전시실, 2층은 자료실과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사무실로 꾸며져 있다.
전시물은 원자폭탄의 '배경'과 '피해', '이해'의 3분야로 나뉘어져 있다. 전시 자료에 의하면, 원폭 투하 당시 히로시마 8만 명, 나가사키 20만 명 등 총 28만 명이 사망했다.
이들 가운데 조선인 사망자는 히로시마 1만 5000여 명, 나가사키 3만 5000여 명이었다. 당시 조선인 피해자 가운데 경남 합천 출신이 가장 많았고, 이로 인해 합천은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린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는 원폭 피해 1세대를 비롯해 그 후손들로부터 피해 상황을 적은 '진술서'를 받아, 자료관에 전시해 놓았다.
개관식에는 강석진 국회의원과 하창환 군수, 김성만 합천군의회 의장, 류순철 경남도의원, 박선영 대한적십자사 특수복지사업소장 등이 참석했다. 또 원폭 단체와 가족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온 '반전평화단체' 활동가들도 함께 했다.
개관식에서 하창환 군수는 "72주기 원폭희생자 추모제 행사와 같은 날에 개최하여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며 "고통받고 있는 피폭자분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할 수 있도록 할 것이고, 합천원폭자료관 건립으로 첫발을 내딛게 되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