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라는 이름의 고양이. 토끼는 낯선 기자들을 보자 주방 싱크대 위에 있는 배관을 타고 환기구가 있는 칸으로 들어갔다. 그러기를 잠시, 다시 배관 위로 올라와 자리를 잡았다.
이희훈
당황. 인터뷰이가 인터뷰 시작도 전에 싱크대 옆 환기구에 빠졌다. 낑낑대며 밖으로 나오지 못하자 세 사람이 벌떡 일어났다. 한 사람은 싱크대 위에 올라가 그의 상태를 확인하고, 나머지는 "어떡해" "뭐 이상한 거 먹는 거 아니야?"라며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한다. 흰 얼굴에 검정 복면을 쓴 그의 이름은 토끼. 한 살을 갓 넘은 활기 충만 아기 고양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구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간판은 그리 걸려있지만, "사실상 인간들이 얹혀 살고 있다"고 했다. 입구 문 앞에도 큼지막한 글씨로 "문 꼭! 고양이 나가요"라고 적혀있다. 무슨 사연일까.
책상 옆, 컴퓨터 위, 의자 아래... 공간 곳곳에 푹신한 상자들이 놓여있다. 종이 상자를 뚫어 안 입는 티셔츠를 씌운 '고양이 전용 해먹'이다. 사무실 왼 편에는 아예 3층으로 꾸민 고양이 집과 발톱을 긁는 '스크래처'가 완비돼 있었다.
4마리 길고양이들의 '묘생극장' '단지, 마콩, 쁘띠, 토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