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지난 달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남소연
그러자 1일 홍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주필의 주장을 하나 하나 맞받았다. 홍 대표는 먼저 "저를 독불장군이라고 했는데 저는 '독고다이'이지 독불장군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독불장군은 부하라도 있지만, 저는 부하 한 명 두지 않는 독고다이다", "언제나 주변의 조언을 듣고 결정하고, 결정하면 머뭇거림 없는 독고다이"란 설명이 뒤따랐다.
두 번째로 홍 대표는 '품위론'을 꺼내들었다. 그는 "한국 보수세력들의 특징인 가만히 있어도 알아주는 그런 가문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제가 일견 품위가 없어 보일 수도 있다"면서 "소박한 대중적 언어 구사와 행동이 점잖은 한국 보수세력들의 눈에 거슬릴지는 모르나 위선과 가식보다는 그것이 참된 국민과의 소통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점잖은 한국 보수 세력'의 범주에 김 주필이 포함되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홍 대표는 "어떤 사람은 그의 언쟁을 문제삼아 그를 즉흥적이고 논쟁적이고 때로는 포퓰리스트적이라고 폄하한다"는 김 주필 표현에도 '발톱'을 세웠다. 그는 "어떻게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사람이 검사에다가 험지에서 국회의원 4선을 하고 도지사 두 번 하고 보수당 대통령 후보까지 될 수 있겠냐"며 "축적된 지식을 바탕으로 판단과 결정이 빠른 사람이라고는 생각해 본 일이 없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홍 대표는 "좌파 정책 대응을 못한다고 했지만, 좌파 정부는 국민이 선택한 지 석 달 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국민이 직접 체험하고 잘못된 정부라고 느낄 때까지 참고 기다려야지 어떻게 우리가 지금 당장 나설 수 있느냐"고 역시 되물었다. "잘못된 좌파 정책이 축적될 때 그때 가서야 비로소 국민들이 자각할 것", "그때 본격적인 정쟁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 잇따랐다.
그리고 홍 대표는 '바른정당 통합론'에 대해서는 "정당의 통합은 인위적인 정계 개편보다는 국민이 선거로 심판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국민들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우파 진영 통합을 자연스레 해 줄 것으로 굳게 믿는다. 첩이 아무리 본처라고 우겨 본들 첩은 첩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홍 대표는 "저는 늘 자족하는 인생을 산다"면서 "박근혜 정권 때 무너진 한국 보수 우파를 재건하는 사명에만 전념하는 것이 주어진 소명"이란 글로 김 주필의 '대선 욕심론'에는 날을 세우지 않았다.
김대중 주필, 눈앞의 '적'을 상대하는데 전력투구하라한편 이날 김 주필은 바른정당에 대해서도 사실상 '쓴소리'를 남겼다.
그는 "두 정당(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정치인들도 깊이 생각해야 한다"며 "한국의 보수 정치인은 모름지기 우선 눈앞의 '적'을 상대하는데 전력투구해야지 '지나간 가치'에 대한 논쟁에 함몰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분열을 틈타 개인적인 영달을 도모하는데 급급해 편가르기에 안주하는 정치인들이라면 정치인으로서 최악의 수치"라고도 표현했다.
끝으로 김 주필은 "문 정부의 정책이 좌우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북핵의 위협, 한미 관계 등 나라의 안위와 국민 생활의 기본을 건드리는 것일수록 보수 회귀의 기운은 살아날 것"이라며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그리고 홍 대표와 야권 리더들은 그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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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독불장군' 조언에 홍준표 "첩은 첩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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