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청년연합 발기문. 발기인 대표는 장영달로 되어 있다.
민청련동지회
심야의 창립총회먼저 장영달이 발기문을 낭독했다.
"우리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지 않은가?" 장영달이 발기문을 힘차게 읽어내려가자 장내는 일순 숙연해졌다.
발기문에서 장영달은 발기인을 대표하여 우리 청년운동이 "동학농민전쟁, 항일민족해방투쟁, 4.19민주혁명의 맥을 이어받"고 있으며, 유신독재체제의 암울한 '긴급조치 시대' 아래에서 줄기차게 투쟁해 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80년 5월 광주학살 이후 3년간 우리 청년들이 "한편으로 소시민적 감상과 패배주의 늪에서 헤매어 왔음"을 고백했다. 그리고 이제 더는 '운동'을 지체할 수 없으며, 절박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민주화운동 청년단체의 결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의장으로 내정된 김근태가 창립선언문을 낭독했다. 김근태는 차분한 음성으로 창립선언문을 읽어 내려갔다. "민주, 민중, 민족통일을 우리 모두에게"라는 제목의 창립선언문 서두에서 "우리 민주청년은 민주, 민권의 승리를 위한 지금까지의 반독재투쟁 경험과 운동의 성과를 계승하면서 운동 이론을 체계화하고, 운동 주체를 조직화해야 한다는 역사적 요구에 좇아 민주화운동(전국)청년연합 결성을 선언한다"고 창립 취지를 밝혔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외세에 편승한 소수 권력집단에 의해 강요되고 있는 민족분단상황과 핵전쟁 위기에 처해 있으며, 우리 민중은 반민주적이고 반민중적인 지배권력집단의 지배 하에 고통받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리고 이에 대해 '민주⋅통일을 위한 민주정치 확립, 민족자주경제의 확립, 자생적이고 창조적인 문화 교육체계의 형성, 냉전체제 해소와 핵전쟁 방지' 등을 민청련의 과제로 제시했다.
참석자 모두가 이 선언문을 박수로 만장일치 통과시켰다. 이어서 전문 21조의 민주화운동청년연합 규약을 역시 박수로 통과시켰다. 이 규약에 의해 임원 선출에 들어가 이미 사전 논의과정에서 내정했던 집행부 6명을 임원으로 선출했다. 드디어 군사독재와 맞서 싸울 선봉대, '민주화운동청년연합'을 창립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