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결의안 의회 통과 10주년 기념 행사장 사진
최현정
2007년 2월 미 하원 외교위 아시아 태평양 환경소위, 수십 명의 의원들 속에 여든이 넘은 할머니 세 명이 앉아 있었다. 의장의 질문에 담담한 목소리로 자신들의 지나온 삶을 의회에 모인 미국 의원들과 전 세계 카메라 앞에 증언하기 시작한 이들은 김군자, 이용수 그리고 네덜란드인 얀 러프 오헤른 할머니.
2차 대전 당시 10대의 나이로 일본군에게 납치돼 성노예 생활을 한 이들이었다. 그로부터 5개월 후인 2007년 7월 30일, 미 하원은 '일본군 위안부'를 명시안 결의안을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킨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공식적으로 미국 정부의 지지를 받는 인권 문제로 자리매김하게 된 역사적인 날이 된 것이다.
미 의회의 '위안부 결의안', 그 후 10년건강보험 공방으로 모든 미국 언론의 관심이 의회에 집중돼 있던 지난 27일, 미국 하원의원 회관인 레이번 하우스 오피스빌딩 회의실엔 미 각지에서 모인 100여 명의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The 10th anniversary of the Passage of House resolution 121', 미 의회 차원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대표로 한 2차 대전 당시 일본 정부의 범죄 행위에 대한 비판과 사과를 요구한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미국 의회 통과한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장이다.
용감한 증언으로 결의안 통과에 큰 역할을 하신 김군자 할머니에 대한 추도 묵념으로 시작한 이 날 행사에는 외교 위원장인 에드 로이스, 아시아 코커스 의장 주디 추, 플로리다 주 일레이나 로스 레티넨, 캘리포니아의 마이크 혼다 등 의회 의원들, 그리고 결의안 완성까지 법률적, 학문적, 역사적 의의 등에 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일본 전문가 민디 코틀러 아시아 팔러시포인트 연구소 소장, 존스홉킨스 한미연구소 데니스 할핀 교수 등이 지난 10년의 세월을 반추하며 감격스러워했다.
2003년 직접 북한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 증언을 듣고 남북 공동 대응의 물꼬를 튼 여든의 이동우 워싱턴 정대위 초대 회장, 미국 교과서에 위안부 관련 내용을 수록하는데 앞장섰던 캘리포니아 한미 포럼 김현정 대표, 전미 도서관의 상비 도서가 된 영문으로 된 최초의 위안부 관련 서적 < Legacies of the Comfort Women of WWII>의 공동저자 마가렛 스테츠, 20만 명에 달하는 중국인 위안부에 대한 발굴과 기록 작업을 하고 있는 페이페이 추 등 전 세계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함께 해 온 이들이 서로를 확인하고 격려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배에 구멍을 뚫어 주겠다"는 협박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