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가수 조박 라이브조박의 14번째 앨범 '우리들은 천진난만 비국민'
이두희
조박이 지난 17일 오후 나고야의 한적한 주택가 입구에 있는 는 '산산도(山山堂)'라는 카페에서 이야기가 있는 라이브 공연을 열었다. 그는 오키나와의 미군기지, 노동자들의 삶의 현장을 비롯해 일본 사회에서 차별받고 소외받고 권력에 의해 배제당한 사람들이 있는 곳을 종회무진 누비며 노래와 1인극 등으로 때로는 사회를 풍자하고 권력을 호통치고, 상처받는 이들을 위로하는 재일동포노래꾼이다.
라이브 제목은 '다함께 '공모'하는 밤'. '공모'는 테러방지를 구실로 시민의 자유로운 정치활동을 방해하고 감시할 우려가 있어 많은 반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전 아베 자민당 정권이 강행처리한 '공모법'을 풍자하는 말이다. '공모법'으로 시민의 목을 죄어 오더라도 굴하거나 피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공모'하여 저항하겠다는 불복종의 의미를 담은 것이다.
우리들은 천진난만 비국민 전쟁따위 절대 하지 않아죽이지 않아 죽임을 당하지도 않아 죽이게 하지도 않아우리들은 천진난만 비국민 국가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아속이지 않아 속임을 당하지도 않아 속이게 하지도 않아- <우리는 천진난만 비국민> 중 노인들이여 국회를 향하라그래서 조박이 이번에 새로 낸 14집 앨범의 타이틀곡 제목도 '우리는 천진난만 비국민'. '비국민(非国民)'이란 표현은 과거 일본의 침략전쟁 시기에 반체제, 반전활동을 하거나 국가의 시책에 따르지 않았던 사람들을 불렀던 것으로, 그런 이들을 사회에서 배제시키고 고립시키기 위한 아주 모욕적인 멸칭이다.
하지만 전후 70년이 지난 지금도 일본의 우익들은 외국인이나 반정부 활동을 하는 이들을 '비국민'이라고 부르며 비난하고 고립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것 따위 두렵지 않다'고 조박은 노래한다. 아니, 두렵지만 않은 것이 아니라, 심지어 노인들을 선동해 '국회를 포위하라'고 부추기기까지 한다.
전국 방방곡곡 산골짜기에서 도시 빌딩 틈에서휠체어에,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노인들이 국회를 향한다그날 밤 일본 전국에 문자가 돌았다 '노인들이여, 버려진 이들이여, 국회를 향하라, 정부를 타도하자'할머니와 병사들은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며 함께 국회의사당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노인들이여 국회를 향하라> 중다음에는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노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