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천지
김철관
연변 룡정에서 백두산이 있는 이도백하(二道白河) 시로 향하던 중 휴게소에 들러 화장실을 다녀온 후 구운 옥수수와 아이스크림(하드)을 사 요기를 했다. 이곳은 장뇌삼 단지로 유명한 곳이었다. 민족의 명산 백두산을 보기 위해 이도백하로 향하는 길은 온통 울창한 녹색 숲이었다. 나무와 풀, 야생 식물들이 이어졌다. 백두산 행하는 주변 중간 중간에 자연산 양봉을 재배하는 모습도 보였다. 자연 야생 꽃들이 많기 때문이었다.
산과 토지가 85%이고 6~7만 명이 살고 있는 이도백하 시는 백두산 생태 진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도시로 알려졌다. 오염을 할 수 있는 공장 등을 금지하고 있고, 숲이 우거져 있기 때문에 공기가 맑기로 소문나 있는 곳이다. 광천수 등 천연 생태적인 시설을 갖추어 지역경제의 기반이 되고 있다. 룡정에서 이도백하까지는 버스로 3시간 30분정도의 거리다.
이도백하 시에 도착해 인근에서 현지식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산천어에 상추 그리고 된장과 마늘, 고추 등이 입맛을 돋웠고, 육고기, 감자, 두부, 콩나물, 고기찌개 등도 입맛을 자극했다. 특히 상추 크기가 우리나라 상추에 비해 훨씬 컸고 싱싱해 먹음직스러웠다. 식당 앞에는 사과와 청도 복숭아 등을 팔았고, 이곳 지역에서 나오지 않은 과일이라서 궁금하기도 했다. 저녁식사가 끝나고 이곳 금수학호텔에 투숙을 했다. 객실이 300여 개로 5성급 호텔이었다.
중국 연변에 와 첫 밤을 맞았다. 호텔 앞에는 공원이 있었고, 공원 한쪽 모퉁이에 있는 꽃마차가 관광객들의 관심을 유도하기도 했다. 공원 광장에서 주민들이 모여 춤을 추는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다. 공원 산책길도 잘 꾸며져 있어, 호텔을 이용한 관광객들에게 휴식처로 이용됐다.
12일 오전 6시 30분 호텔에서 기상해 로비와 연결돼 있는 뷔페에서 아침을 해결했다. 날씨가 화창해 백두산 천지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백두산 서파로 가기 위해 오전 7시 20분경 버스에 올랐다. 백두산을 간다는 기대 때문에 작은 배낭에 카메라, 긴팔 옷, 선크림, 선글라스, 초콜릿, 수첩, 볼펜, 물 등을 넣고 등산화로 갈아 신었다. 갑자기 맑고 화창한 날씨가 순식간에 바람이 불면서 빗방울이 떨어졌다. 그래서인지 백두산 천지를 보지 못할까하는 의구심도 내심 들었다.
호텔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30분 정도 이동해 오전 9시 20분경 백두산 서파(西坡, 서백두)입구 주차장에 도착했다. 서파의 파(坡)는 언덕을 뜻한다. 서파는 서쪽으로 향하는 언덕 코스라는 의미이다. 북파는 험준한 산세를 자랑한다고 알려졌고, 서파는 2000m이상의 완만한 고산지대를 이루고 있고 여름이면 광활한 초원지대와 지천에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핀 곳으로 알려져 있었다.
서파 주차장은 해발 900m 지점에 있었다. 세로로 쓴 한자 '장백산'이라고 쓴 건물이 보였고, 이곳 주차장 한쪽에는 담배를 피우는 공간과 화장실이 있었다. 건물을 통과해 입장료를 내고 티켓을 받아 5분 정도 걸었다. 매표소는 여러 관광객들이 줄을 서 대기하고 있었다. 북한의 체제유지 때문에 우리민족의 명산인 백두산을 외화를 낭비하면서까지 남의 나라에 와 관광을 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