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간 얼음 팔아온 여든 하나 윤구현 대표취재 이야기를 하자 윤구현 대표는 바로 '우아기'를 입었다. 여름 풍경에 어울리는 모습이라 처음 모습 그대로 싣는다.
원동업
- 얼음창고 일을 하게 된 계기를 말씀해 주세요. "40여 년 전에 저기 사거리 뚝섬슈퍼 자리를 개발해서 제과점을 하게 됐어요. 그러다 그게 실패했죠. 찐빵 만두 자리가 제격이었는데, 선택을 잘못한 거예요. 전기도 안 들어오는 때였으니까…."
- 전기가 안 들어오면, 어떻게 얼음을 보관하지요?"아! 그때는 전기냉동고가 없었어요. 얼음방을 만듭니다. 겹으로 나무를 짜고, 그 안에 톱밥을 넣어서 열을 차단해요. 그렇게 보관하면 하루는 너끈하게 유지해요. 얼음이 회전이 빨랐으니까, 가능했어요."
-당시엔 어떤 분들이 얼음을 사가셨어요? "집집마다 냉장고가 없으니까, 얼음을 많이 사 갔어요. 집에서도, 야외 나들이 갈 때도 아이스박스에 얼음을 넣어가요. 생선가게도 많이 사 갔지. 동생 정현이가 대원냉동이라고 업계에서 큰 얼음 공장을 해요. 잘 나갈 땐 4톤 트럭 다섯 대 분량까지 얼음을 팔아봤어요."
-지금은 집집마다 냉장고가 있을 텐데요. 영업이 되시나요?"아직도 우리 얼음이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는 훨씬 쌉니다. 그리고 큰 걸 원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우리는 120킬로그램짜리로 들어와요. 그걸 대개 8등분해서 팔아요. 조각얼음도 우리가 마트보다 싸요."
윤구현옹이 뚝도시장 사거리에 창고를 두었다가 이곳으로 옮긴 때는 뚝도시장을 둘로 가르는 큰 길이 나고서다. 그의 창고는 현재 시장 안쪽 공터, 지금은 아파트 주차장으로 쓰는 빈터에 있다. 한쪽으로 겨우 차가 드나들고, 상가와 아파트가 창고를 내려다 보고 있다. 오랜 동안 퇴색한 공터엔 식물들만 담벽으로 무성하다. 대신 그가 집으로도 쓰는 창고 앞에는 석류나무가 서 있고 아담한 정원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