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역사와 문화가 보이는 길을 소개합니다

추연창 도보여행가 <대구의 길을 걷다> 출간

등록 2017.07.27 09:03수정 2017.07.2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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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연창 저 <대구의 길을 걷다> 표지
추연창 저 <대구의 길을 걷다> 표지추연창
<대구 경북 역사문화유산 답사여행 길잡이> 등을 펴낸 바 있는 도보여행가 추연창씨가 대구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길 따라 안내한 신간 <대구의 길을 걷다>를 출간했다.

책은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대구 사람들의 삶의 편린과 애환이 녹아 있는 여러 길의 내력과  현황을 직접 걸어가며 소개했다. 저자는 북성로, 동성로, 남성로와 약전골목, 서성로와 서문시장을 둘러싼 대구읍성 일원부터 걸어서 살펴본 다음 서문로, 경상감영공원, 삼덕동 등지까지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해설했다.


달성 안팎도 빼놓지 않았다. 저자에게 달성은 달성'공원'이 아니라 달성'토성'이다. 저자는 '신라 때 토성이 쌓이고, 고려 공양왕 때 석축이 덧쌓였으며, 그후 조선 초기까지 줄곧 관청 소재지로 활용되었고, 1598년에는 경상감영까지 설치되었던 민족의 역사유적 달성'을 일제는 '민족 정기를 흐리려는 고도의 정치적 음모'의 일환으로 1905년 공원화했는데 '우리는 아직도 달성을 공원으로 유지하고 있다'라고 한탄한다.

저자의 탄식이 이어진다.

'(우리는) 1909년 달성을 현대화된 공원으로 만들었고, 1970년에는 동물원까지 설치했다. (중략) 게다가 1971년 5월 5일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꽃사슴을 기증하여 공원화와 동물원화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우리 스스로도 민족의 역사유적에 서린 정기를 무너뜨리는 데 부역했다.'

 <대구의 길을 걷다> 중 순종 동상 사진과 관련 글이 실려 있는 부분
<대구의 길을 걷다> 중 순종 동상 사진과 관련 글이 실려 있는 부분추연창

그런데 2017년 5월 11일에는 달성'공원' 정문 앞에 순종 동상까지 건립되었다. 동상 아래 표지석에는 '암울했던 시대 상황에도 굴하지 않은 민족 정신을 담아내고자' 순종 동상을 세웠다는 대구 중구청의 설명이 새겨져 있다. 순종은 1909년 1월 12일 이등박문(이토 히로부미)에게 이끌려 달성 안 일본 신사에 참배하고 기생들의 공연을 구경했다. 저자는 말한다.

'순종 동상 바로 왼쪽에는 옛 원화여고 건물이 있다. 이 학교 건물 자리는 본래 서상일 등 대구의 독립지사들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조양회관을 세워 뜨거운 피와 땀을 쏟았던 역사의 현장이다. 명색이 황제이면서도 목숨을 걸고 일본에 대항하여 싸우고 있는 의병들에게 "귀순하지 않으면 법에 따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던 순종을 위해 국민 세금 70억 원이 낭비되고 있지만 동상 바로 옆에 있는 조양회관과 서상일 등 대구의 독립지사들을 기리는 사업은 별로 없다.'


시내 중심부에서 외곽으로 옮겨가며 도보 여행

 2014년 3월 10일 달성공원에서 열린 '수운 대신사(최제우) 순도 150주기 추모식 및 순도 선열 합동 위령식' 사진을 싣고 있는 책의 42-43쪽 일부
2014년 3월 10일 달성공원에서 열린 '수운 대신사(최제우) 순도 150주기 추모식 및 순도 선열 합동 위령식' 사진을 싣고 있는 책의 42-43쪽 일부추연창
시내 중심부 걷기여행을 마친 저자는 이제  대구의 산과 물을 걷는다. 앞산자락길, 팔공산, 비슬산, 수성못, 단산지 등의 오솔길과 물길을 따라 걸으며 대구에 대한 사랑을 키우고 지식을 넓혀간다.


3부에서  저자는 기초 자치구별로 곳곳에 산재해 있는 문화유산들도 길을 따라 차근차근  걸으며  들여다본다. 이 길을 걸으며  저자는 각 문화재와 유적을 효율적으로 답사할 수 있는 순서까지 소개하는 친절한 문화유산 해설가의 면모를 보여준다.

심지어 저자는 모든 답사 대상의 주소까지 세밀하게 밝혀둠으로써 지도에 낯설고 오히려 네비게이션과 더 친숙한 요즘 도시인들의 특성도 배려한다.

책은 300쪽에 이르는 분량과 거의 대부분의 페이지에 실물 또는 현장 사진을 실어 역사여행 안내서다운 생동감을 살렸다. 추천의 글을 쓴 정지창 전 영남대 부총장은 이 책에 대해 '투철하고 반듯한 역사의식을 나침판 삼아 대구의 감추어진 속내를 이보다 꼼꼼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안내서를 나는 보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저자는 '책에 실은 글은 <오마이뉴스>에 연재했던 기사와 공저 <대구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문화재>에 게재했던 원고들을 새롭게 가다듬고 보탠 것들'이라면서 '대구가 지리적으로 분지라는 특성에 맞추기 위해 시내 한복판에서 둘레의 산으로, 다시 지역별로 다니면서 역사, 지리, 문화재를 살펴보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독자님들께도 감히 이 여정을 권유드리고자 합니다' 하고 말했다.

대구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을 위한 『대구의 길을 걷다』목차 소걔


책의 본문 전체를 소개할 수는 없으므로 이 기사의 독자님들을 위해 목차를 아래에 밝혀둘까 합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페이지 생략)

1부 : 대구의 도심을 걷다

북성로는 어디에서 어디까지일까?
- 북성로 ① 대구읍성 부순 자리에 생겨난 일본인 상가들
일본인들의 돈벌이 장소, 순종의 치욕 서린 거리
- 북성로 ② 북성로를 걷는 내 다리, 왜 천근같이 무거울까?
대구에서만 유독 기념하는 순종이 다닌 길
- 북성로 ③ 신사참배를 한 순종도 일국의 왕이라 할 수 있을까?
조양회관 복원을 기원하며 적두병을 먹다
- 달성 앞길 : 북성로 끝에서 달성공원 정문까지
유적지 답사에도 순서가 있다
- 달성 ① 해자 위의 성벽, 순종 나무, 최제우 동상, 관풍루
달성 공원에서 보는 항일의 역사
- 달성 ② 상화 시비, 서침, 이상룡, 허위, 일본 신사
북성로, 동성로? 서성로도 볼거리 · 먹을거리 천국!
- 서성로 : 상화 생가에서 박정희의 5 ‧ 16 모의 장소까지
대구 3·1운동로를 따라 걸어보는 대구읍성 서쪽길
- 서문로 : 은행 터, 백화점 터, 읍성 서문 터 등 역사 서린 길
'일제 100주년 기념' 행사, 경상감영에는 없다
- 경상감영공원 ① 대구 선화당, 징청각, 측우대, 근대역사관
비석 하나에도 이런 뜻이 있을 줄 몰랐다
- 경상감영공원 ② 스스로 생각하는 역사 공부
동성로 예술 영화관, 간판 그리던 화가가 세웠다
- 동성로 ① 동장대 터에서 CGV대구한일점까지
안내판만 덩그러니 있던 박근혜 대통령 생가
- 동성로 ② CGV대구한일점에서 중앙파출소까지
'죽어가는' 대구 약령시, 살릴 방법은?
- 남성로 : 대구 4대 성밖길의 하나인 약전골목
'야시골목', 이름 유래 살펴보니 재미 있네
- 삼덕동 1가 : 적산가옥, 삼덕성당, 젊은이의 거리
이육사가 복역한 감옥…… 그대로 있다면
- 삼덕동 2가 : 대구교도소 터, 관음사, 미 문화원, 경북대병원
목청껏 외친 "독립 만세!" 상인들도 철시로 참여
- 3 ․ 1운동로 : 큰장에 모인 학생들, 일반 시민들, 상인들

2부 : 대구의 산과 물을 걷다

'전국 최고' 대구 앞산자락길을 소개합니다
- 앞산자락길 ① 메타세콰이어길에서 강당골 입구까지
이 길 걷기에는 이팝나무꽃 피는 4∼5월이 적격
- 앞산자락길 ② 왕건 유적 은적사 거쳐 충혼탑까지
평양에서 온 60대 가수 "두만강 푸른 물에……"
- 앞산자락길 ③ 안지랑골, 무당골, 황룡사 솔숲
달서구 쪽 앞산자락길은 정비가 필요하다
- 앞산자락길 ④ 임휴사와 월곡지
역사 유적과 자락길이 어우러진 시민의 쉼터
- 앞산 전체 : 천천히 걸으며 자연과 교감하고 왕건과 대화하네
지구 최대의 빙하기 암괴류 유적을 자랑하는 '앞'산
- 비슬산 : 대견사 터 토르, 자연휴양림 속 애추
대구 문화재의 보물 창고, 100곳 넘는 등산로
- 팔공산 : 동화사, 파계사, 부인사, 갓바위, 가산산성
비단같이 잔잔한 강, 왕건이 절치부심하며 걸은 강
- 신천, 금호강 : 참된 공직자의 진면목 이서, 임진왜란 유적 압로정
아름답고 편안한 둘레 길, 마음에 평화를 주네
- 단산지, 수성못 : 가까운 산 속의 아늑한 호변, 시민들의 안식처

3부 : 대구의 지역별 문화유산을 찾아서 걷다

수성구 답사 여행
- 대구박물관, 이공제비, 두사충 유적, 고인돌과 청동기 시대 집터 등
북구 답사 여행
- 경북대 야외 박물관, 구암 서원, 서변동 선사유적 유물관, 함지산 등
동구 답사 여행
- 신숭겸 유적지, 망우 공원, 신암 선열 공원 등
하빈 일대 답사 여행
- 2 ‧ 28기념탑, 육신사, 이윤재 묘소 등
구지 일대 답사 여행
- 용연사 석조 계단, 도동서원, 홍의장군 묘소, 현풍 석빙고 등
가창 일대 답사 여행
- 녹동 서원, 한천 서원, 조길방 가옥 등
화원 일대 답사 여행
- 상화 묘소, 문씨 세거지, 월곡역사박물관 등
중구 답사 여행
- 달성, 약전골목, 최제우 순도비, 상화고택, 국채보상운동기념관 등

덧붙이는 글 도서출판 중문 발간(2017년 7월 10일), 284쪽, 1만8천 원.

대구의 길을 걷다

추연창 지음,
국토, 2018


#추연창 #대구의 길을 걷다 #정지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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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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