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데이트플레이데이트
pixabay
그러나 나는 이런 식의 친구 가르기가 불편하게 느껴졌다. 친구 모임에 형제자매를 데리고 가는 것이 민폐라는 것은 어디서 나온 끼리끼리 문화인 건지 모르겠다. 아이가 둘 이상이라면, 특히 아이들이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면 동네의 모임에 가기 위해 한 아이를 누군가에게 맡기는 것도 무척 부담되는 일이다. 남은 아이를 부탁할 곳을 찾지 못해 모임에 못 나가는 것 역시 안타까운 일인 건 마찬가지. 가끔 6~7세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어린 동생이 동반되어 엄마들의 대화가 끊기거나 모임의 주인공들이 다소 양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래도 우리는 누군가의 부모이고 형제자매다. 서로 조금씩 배려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사회에 나오면 동갑내기를 만나기 힘들다. 대학교만 해도 재수, 삼수가 많기 때문에 심한 경우 40여 명의 같은 전공 중에 절반 이상이 동갑이 아닌 과(科)도 봤다. 직장생활 18년 동안 동갑내기와 한 사무실에서 일한 경도 그리 많지 않다. 우연히 맘에 맞는 동갑내기를 만나도 잠깐의 기간 이후 발령, 이직 등으로 함께 근무를 못하는 시점이 오게 마련이다. 아이들끼리는 같은 학년 친구더라도 엄마끼리 동갑인 경우 역시 거의 없다. 이런 사회생활을 위해서라도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과 배려하면서 생활하는 것은 아주 어릴 때부터 배워야 한다.
요즘은 외동아이가 무척 많다. 특히 워킹맘은 한 번의 출산으로 일과 육아의 균형을 유지하기 힘든 경험을 하고 나면 둘째 출산은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외동이라면 일부러라도 주위에 형제자매가 있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사회성을 키우라고 해야 하는데 특별한 체험이라는 이유로 형제자매의 참여를 꺼리고 불편한 마음을 가진다면 결국 끼리끼리 어울릴 수밖에 없게 된다.
일하면서 육아하는 게 힘들어 내 아이 하나 키우기도 힘든 세상인 것은 맞다. 하지만 아주 조금씩만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내 이웃의 아이, 내 아이의 친구와 그 형제자매까지 둘러볼 여유를 가지면 좋겠다. 육아가 엄마 개인 혹은 부부라는 가정 단위의 책임으로 한정하기보다 다 같이 고민하고 배려하는 우리 모두의 과제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쌍둥이라 친구들이 서로 겹치기는 하지만 혹 아닌 혹을 꼭 데리고 다니는 나는 모임에서 걷는 회비 외에 아이들에게 소소하게 줄 간식을 추가로 준비할 때가 많다. 물론 그때 동갑내기 친구들 몫뿐만 아니라 그 형제자매의 몫까지 넉넉하게 챙긴다. 간식을 받아드는 아이들의 표정이 내게는 에너지가 되어 돌아온다.
"언니~ 방글이가 땡글이랑 모임에 늘 함께 나와서 우리 애들이랑 같은 반 친구 같아."좀 더 잦은 모임을 하는 땡글이네 반에 방글이를 매번 데리고 다니던 중에 어떤 엄마가 해준 말이다. 1학년, 아니 그 이전의 유치원 모임부터 늘 쌍둥이라는 혹을 달고 다닌 내가 한 번도 민폐라는 느낌을 갖지 않도록 배려해 준 아이의 친구 엄마들이 고마웠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