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이 지난 1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과거 정부 민정수석실 자료를 캐비닛에서 발견했다고 밝히며 공개한 고(故) 김영한 민정수석의 자필 메모로 보이는 문건.
연합뉴스
항상 '법치주의'를 외쳤던 물러난 정권과 그 추종자들의 주장이 진심이라면, 문제의 문건은 근본적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그리고 그들의 가슴속에 '민주주의'와 '양심'이라는 단어가 조금이라도 존재했었다면, 그 서류는 압수수색을 통해 검찰과 특검의 손에 들려 있었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준 행동은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모든 법망을 피하려는 노력과, '파쇄'라는 방법을 통한 증거인멸, 그리고 잔량은 국가기록원에 도피시켜 영원히 묻어 버리는 몰염치한 행위였다. 더 실망스러운 것은 부끄러운 과거를 깨끗이 청산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수립하여 '행복의 나라로' 갈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잘못된 자를 여전히 옹호하는 거대 야당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번에 공개된 문건의 본질은 '대통령 기록물'여부를 따지는데 있지 않다. 그 문건은 이미 나를 포함한 매우 많은 사람들이 공개를 요구했던 서류이고, 국가 안보 및 외교와 관련이 없고, 대통령의 사생활과도 관계가 없으므로 명백히 공개되어야 할 서류이며, 범죄행위와 연관된 증거 기록물이기 때문이다.
밝혀야 한다. 지금까지는 그들이 '옳지 못한 문서를 작성한 사실', '그것을 국정에 사용한 사실', 그리고 '그것을 파쇄하여 증거를 인멸한 사실'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막연히 추측만 했었지만, 청와대 비밀문건 발견으로 명백한 증거와 실체가 밝혀졌다고 본다. 판단은 법률가의 몫이겠지만 이것은 명백한 범죄행위이며 확실한 청산의 대상이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조사하여 합당한 처벌을 해야만 한다.
물론 조사 과정에서 명백히 밝혀지겠지만 혹자들은 이 문건이 파쇄되지 아니하고 살아남은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추측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인 나는 그들의 주장에 "억울하고 원통한 사람들의 영혼이 배어 있다"는 한 가지 근거를 덧붙이고 싶다.
피지도 못한 꽃봉오리들이, 자신들의 억울하고 원통한 죽음의 한을 풀기 위해, 험한 저승길도 가지 못하고 최소한의 증거를 지키고 있었고, 백남기 농민의 고귀한 희생과 천만 촛불의 간절한 바람이 저들을 벌하기 위해 파쇄기에 부서지지 않으려고 꼭꼭 숨어서 숨죽이고 있었노라고...
이 문건 발견이 억울하게 죽어간 세월호 희생자들의 원혼이 풀리는 기회가 되기를 간절한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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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8
저는 평범한 회사원 입니다.
생각이 뚜렷하고요.
무척 객관적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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