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여성들의 자전거타기도 사회 참여이다. 4년 전에야 여성들의 자전거주행이 허용되었다.
아랍 TV방송 화면 캡쳐
온통 검은 색의 옷을 입고 머리에는 자전거 헬멧을 착용한 30여 명의 사우디여성들이 해안도로를 달리고 있다. 아랍 지역의 TV에 나오는 장면이다. 한국인들에게는 겉으로 보기에 그냥 평범해 보이는 장면일 수 있다. 이 소식을 접하는 독자들은 당황스러울 것 같다. 자전거 동호회 하나 생긴 것이 무슨 뉴스거리나 되는가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엄청난 뉴스이다. 무엇이 특이한 것일까?
사우디아라비아 젯다(Jeddah)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우디 최초의 여성 자전거 주행 동호회 비씨클리타(Bicicleta)이다. 1년 반 전에 결성된 이 동호회에서 30여 명의 회원들이 매주 정기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자전거타기 기본 과정도 제공하고, 젯다 해안도로를 따라 자전거 주행도 즐기고 있다. 이 동호회는 니디마(Ndima Abu El-Enein)에 시작했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들은 자전거를 아예 탈 수가 없었다. 금지되었고, 금기사항이었다.
그런 사우디에서 여성들의 자전거 이용이 허용된 것이 지난 2013년 4월의 일이기 때문이다. 자전거 주행이 허용되지만, 등하교나 추로티근용으로는 허용되지 않았다. 그야말로 취미 활동을 위하여 허용된 것이다.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공간은 공원이나 탁 트인 모래 들판이다. 남녀가 잔뜩 몰려있는 공간에서의 탑승은 금지되었다. 물론 머리에서 발끝까지를 감추는 정숙한 복장 착용은 기본이다.
그런데 이 뉴스를 접한 온라인 반응은 제각각이다. "아주 감동적이에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저는 자전거부터 사야겠습니다. 저를 기다려주세요."(라니아 쿠르디) 하는 목소리부터 보수적인 사우디 남성들이 드러내는 다소 거북스러운 감정과 독설도 이어진다. "서커스단의 원숭이들까지 자전거를 타고 난리네!"(SS), "아니, 길거리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닙니까? 이것 말도 안 되는 짓이에요. 상식적이지 않아요. 당신들에게 안전한 곳에서나 자전거를 타야하는 것 아닌가요?"(무함마드 앗-디야비) 하는 다양한 반응들이 드러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