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목 하이디스지회장, 국회 앞 하이디스 문제 해결을 위한 선전전
금속노조 하이디스지회
해당 노동조합의 자문을 수행하며 소속 노동자들과 수차례에 걸쳐 회사가 영업이익이 개선되지 않아서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고 하므로 이에 관한 개선방안을 마련해서 제안하였지만, 노동조합은 '뭣도 모르는' 무식한 존재로 취급받았다. 회사는 변호사 등 전문가들을 동원해서 정리해고 이외에는 달리 방안이 없다고 하였지만, 실은 회사가 노동자들에게 진정 하고픈 말은 당신 노동자들이 '우리(회사)'의 이익을 빼앗아 가고 있다는 것임이 충분히 느껴졌다.
노동조합은 수차례의 교섭을 하였지만 경영을 몰라 회사 임원을 말로는 이길 수 없었고, 법을 몰라 회사가 고용한 변호사를 논리로 이길 수 없었다. 그렇지만 회사 역시 왜 제대로 된 투자가 없었는지를 설명해 내지 못했다. 왜 회사 스스로 마련한 경쟁력 강화 방안을 포기했는지 설명해 내지 못했다. 왜 거액의 손해배상을 감수하면서까지 생산을 중단했는지 설명해 내지 못했다. 결국 노동자들이 과연 회사 이익을 좀먹는 존재인지 하는 점을 설명해 내지 못했다.
그 결과 노동자들은 회사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면서 정리해고 통보서를 받았다. 하이디스 노동자들은 해당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숙련 노동자들이자 생활인들이다. 이들이 긴긴 나날을 거리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분명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게 무얼까?
그 실타래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회사가 손도 대지 못하게 한 특허기술은 "근로자들의 오랜 생산활동의 집약된 성과물"이라고 한다(수원지방법원2017.6.16.선고 2015가합64592판결). 이 근로자들은 어떤 존재들인가. 인생의 청춘에 입사해서 자신의 재능을 모두 내어준 사람들이다. 회사와 함께 울고 웃으며 살아온 사람들이다. 회사가 가장 모멸적으로 내쳤으나 그 회사를 떠나지 않는 사람들이다. 회사를 자신과 일치시키지 아니하였다면 할 수 없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다.
회사가 온갖 고급의 전문가들을 고용해서 추진한 정리해고 손익계산서에 혹시 이와 같은 사람들이 있었던 것일까. 기계부품과 동격의 존재가 아닌 사람들이 있었던 것일까. 회사의 빛과 그림자를 온 몸으로 받으며 살아남은 사람들인 노동자들로서 있었던 것일까.
현재 판결에 불복해서 여전히 소송을 유지하고 있는 하이디스의 행위를 보자면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하이디스 정리해고 노동자들은 지금 즉시 회사의 일부로 복원되어야 한다. 바로 그 지점에서 회사와 자신의 운명을 다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은 기계부품이 아닌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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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억 원대 알짜기업에 '노동자'가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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