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노동자대투쟁 30주년 기념 노동기념비 건립허가를 요구하는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의 필리버스터가 17일 정오께 울산시청 앞에서 진행되고 있다.
최수상
1987년 노동자대투쟁 30주년 기념 노동기념비 건립 문제로 울산지역 노동계와 울산시의 마찰이 심화될 조짐이다(관련 기사 :
울산시, 노동기념비 건립불허로 노동계와 '마찰').
17일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의 울산시장 면담이 또다시 무산됐고, 울산시는 민주노총의 울산시장 면담 요구에 청사의 모든 출입문을 통제했다. 그러면서 민원인과 시청 직원이 큰 불편을 겪는 일까지 벌어졌다.
울산시는 1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청원경찰을 동원해 울산시청 본청의 후문 한 곳을 제외한 모든 출입문을 폐쇄했다.
민원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주차타워와 본청을 잇는 통로는 물론, 시청 직원들이 이용하는 울산시의회 건물과 본청을 잇는 통로도 모두 폐쇄했다.
예고가 없었던 이 날 청사 통제는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가 노동기념비 건립 문제와 관련해 김기현 울산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면서 시청 방문을 예고하자 곧바로 취해졌다.
하지만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는 이날 면담이 어렵다는 울산시장 측의 통보에 따라 오는 19일 경제부시장과의 면담을 다시 시도하기로 했다. 그리고 시청 앞에서 1시간가량 노동기념비 건립을 위한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는 것으로 일정을 대신했다.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의 방문이 무산되고 시청 앞 필리버스터도 1시간 만에 끝이 났지만 시청사 통제는 오후 3시를 넘겨 약 5시간 이상 계속됐다.
민원인 "통제로 불편 겪어" 울산시청 "물리적 마찰 방지하는 차원"이 같은 통제로 시청을 찾은 방문객들은 무더운 날씨 속에 주차타워에서 한참을 걸어 시청 후문으로 들어가야 했다. 또한 국장급 이상 간부공무원의 대면 결재를 받아야 했던 하위직 공무원들도 건물을 돌아서 다니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민원인 김아무개씨는 "폭염특보가 내려져 체감온도가 36도에 달하는 무더운 날씨에 주차타워를 한참이나 빙빙 돌아 청사로 가야만 해서 짜증이 날 정도였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