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생활체험관에 방문한 필자와 친구들(가운데 필자). 당시 노동자들이 입었던 교복과 작업복을 입었다.
신영수
체험관은 지하 1층과 지상 2층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실제 노동자들이 묵었던 집을 개조했다고 한다. 우리는 먼저 지하 1층으로 들어갔다. 지하 1층에는 노동자들이 생활했던 방을 크기나 소품 등 그대로 재현해놓았다.
당시에 노동자들이 살던 방들은 대부분 아주 작은 방들이 나란히 붙어있는 형태라서 이를 '벌집'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래서 여기 지하1층의 이름도 벌집재현관이다.
방은 어림잡아 2평 남짓이다. 그런데 나도 비슷한 크기에 창문 하나 없는 지하방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어서 '생각보다 그렇게 열악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하는 생각이 들던 차, 안내해주시는 직원 분께서 바로 "이 방에서 보통 네다섯 명이 함께 살았어요."라고 말씀해주셨다.
내 경험 상, 2평이면 사람 한 명 살기에도 넉넉지 않은데, 다섯 명이 함께 살았다니 끔찍했다. 다섯 사람이 일자로 눕기에도 비좁아 보였다. 게다가 집이라는 게 잠만 자는 곳도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그게 가능하나요?" 묻자, "그때는 노동이 워낙 길고 고돼서요. 일 끝나면 방에서 잠만 잘 수밖에 없었대요."라고 한다. 열악한 환경을 견뎌야 했던 노동자들에게는 애초에 방이란 그저 잠을 해결하는 곳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