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상 사진작가그는 동티베트, 서티베트, 남인도, 부탄, 네팔 등 지구 한바퀴에 해당하는 오지를 생사를 걸고 이동하며 아름다운 고산 풍경과 사람들의 생활 모습, 사라져가는 티베트의 문화유산 등을 사진에 담았다.
조우성
김경상 사진작가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한 해에 3~5회정도 티베트를 여행했었다. 여름에도 갔었지만 대개 10~11월경에 한달 일정으로 원시의 땅 티베트를 방문했다. 그가 티베트를 사진 테마로 정한 이유는 아름다운 고산 풍경을 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라져가는 티베트의 문화유산을 기록하고자 함이었다.
그는 티베트 전 지역을 돌아다니며 스님들의 사원생활, 고산지대의 풍경, 말축제 등 그들의 생활모습을 사진 속에 담았다. 워낙 넓은 지역이라 한번 가면 이동반경이 1500키로미터 이상이다. 부산에서 만주거리 정도를 짚차로 달렸다. 그는 동티베트, 서티베트, 남인도, 라다크, 부탄, 네팔, 서장, 사천성, 운남성, 청해성 등 지구 최고의 오지를, 지구 한바퀴에 해당하는 거리를 생사를 걸고 이동했었다.
2017년 3월 21일에 그를 서울 자택에서 만나 흥미진진한 티베트 여행기를 들어보았다.
고산병, 당해보면 죽을 맛그는 고산병 적응을 위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산을 달리는 칭창열차를 타고 티베트에 갔었다. 열차가 올라가는 제일 높은 곳의 해발이 5600미터 정도인데, 기차에서 산소를 공급해 주었지만 얼굴이 노래지고 토하기 시작했다. 밥을 먹지 못할 정도로 컨디션이 난조상태, 혼수상태로 변했다. 차츰 탈진이 되었지만 별다른 방책이 없었다. 그냥 버티는 수밖에. 다행히 2~3일 정도 지나니 저절로 괜찮아졌지만 고산병, 당해보니 정말 죽을 맛이었다.
그는 초모랑마 베이스캠프를 향해 가는 도중에 해발 6000~7000높이의 산들이 아름답게 능선을 이루고 있는 평원에 들어섰다. 평원에는 이끼가 파란 풀처럼 펼쳐져 있었고, 흐린 날씨에 사람이 날아갈 정도의 강풍이 불었다. 구름들이 손을 뻗으면 잡힐 듯한 높이에 떠있어 손오공처럼 휘바람을 불면 구름이 스르륵 땅으로 내려올 것만 같았다.
"가는 도중에 어떤 때는 먹구름속에서 비가 쏟아지는 장면이 바로 코앞에서 보이는 경우도 있었어요. 정말 신기했죠. 근데 그것도 자주 보다 보니 마음의 열광도 차츰 시들해지데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산지대 환경에 차츰 익숙해지니까 신기한 장면들도 '그런가 보다' 해져요. 사람 마음이 아주 요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