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문준용 제보조작 사건에 대한 입장표명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희훈
안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문(
발표 전문 보기)을 통해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저도 충격적이었다"라며 조작 여부를 알지는 못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의혹 제기) 기자회견 당시 저는 '뚜벅이 유세' 중이었다. 그걸 본 모든 국민들은 (제가 몰랐다는 사실을) 다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안 전 대표는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신생 정당으로서 체계를 제대로 잡지 못한 한계, 또 (당이) 제대로 된 검증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것도 모두 제 한계이고 책임"이라며 "원점에서 제 정치 인생을 돌아보며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또 "'새 정치'가 오염됐다"는 지적에 "거듭 국민에 죄송하다"며 "국민의당이 탄생했던 때, 국민의 간절한 열망을 잊지 않는다. 초심으로 돌아가는 게 그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답변했다.
애초 안 전 대표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온 뒤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예정보다 입장 발표가 앞당겨진 데 대해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어제 이준서 구속으로 상당 부분 사실관계가 명확해졌기 때문에 오늘 발표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채 의원은 안 전 대표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특별히 계획된 게 없다"며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보낸다는 정도만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준용 특혜취업 의혹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국민의당은 지난달 26일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제보조작 사실을 밝히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이후 꾸려진 당 진상조사단(김관영 단장)은 6일간 조사 후 지난 3일 "이유미 단독범행"이라는 최종결과를 발표했다.
법원이 이날 새벽 '제보조작' 사건 핵심 피의자인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검찰 수사가 '윗선'을 향하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음은 기자회견 직후 안 전 대표와 기자들이 나눈 질의응답 전문이다. 기자회견은 질의응답을 포함해 약 11분간 진행됐다.
"실망 안겨 거듭 죄송...초심으로 돌아가겠다" - 이번 제보조작 사건으로 '새 정치'가 오염됐다는 지적이 많다.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많은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많은 기대를 하신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 거듭 죄송하단 말씀을 드린다. 그렇지만 국민의당이 처음 탄생했던, 국민의당을 3당 체제의 한 축으로 만들어주셨던 국민의 간절한 열망을 잊지 않고 있다. 전 국민의당 구성원 모두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시 열심히 국민이 바라는 일을 완수하는 게 그에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 정치적 책임을 진다고 했는데, 어떻게 질 것인가."회견문에서 말했듯, 앞으로 계속, 정말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겠다. 당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 검찰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가 필요하다고 하면 응할 것인가."제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도록 하겠다."
- '모든 걸 내려놓겠다'는 말의 구체적 의미는 뭔가."저는 지금까지 정치하면서 잘못된 일에 대해서는 먼저 사과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정말 예상을 넘는 정도까지 책임져왔다. 선거에 패배했을 때도 당 대표직을 내려놓았고, 작년 리베이트 조작사건 때도 저는 '무죄'란 걸 알고 있었지만, 당을 구하기 위해 당대표를 내려놓았다. 저는 항상 책임져왔던 정치인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번에도 제가 어떻게 하면 책임을 질 수 있을 것인지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겠다."
- 정계 은퇴까지 고려하시나."제가 당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정말로 깊이 고민하겠다."
- 안철수 후보가 이유미씨 조작을 알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회견문에서도 말했지만, 저로서도 충격적인 일이었다. 이제 검찰 조사를 통해서 또 법원의 판단을 통해 진상 규명될 것으로 믿는다."
- 대선 후보 당시 제보조작을 알지 못했고, 조작의 가능성도 의심해본 적이 없다는 건가."많은 분이 알고 있겠지만, 기자회견 당시 저는 '뚜벅이 유세' 중이었다. 그때는 이제 거의 24시간, 인터넷 생중계가 제 주위에 계속 붙어서 전국에 생중계됐다. 그래서 그걸 본 모든 국민들은 (제가 몰랐다는 사실을) 다 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