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된 국민의당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12일 새벽 남부지검에서 이송차량에 타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에 대한 '취업특혜 의혹 제보조작' 사건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복수의 여론조사를 놓고 볼 때, 70%를 웃도는 국민들이 "국민도 속고 국민의당도 속았다"는 국민의당 자체진상조사 결과에 대해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 그렇다. 이건 '신뢰'의 문제다.
국민의당은 물론 박지원 전 대표나 안철수 전 대표를 포함해 국민의당을 향한 국민들의 신뢰가 바닥을 뚫었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여론에 가장 민감해야 할 정치인이 모인 국민의당은 이러한 거대하고 명백한 기류를 읽지 못하는 듯하다. 이언주 의원을 비롯해 국민 감정을 건드릴 만한 망언과 전혀 상식적이지 않은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국민의당의 작금의 행태들이 딱 그러하다.
끝나지 않는 국민의당 막말 대잔치"국민 혈세로 밥 드시는 분이 어떻게 이렇게 국민을 개, 돼지 취급하는지 저는 알 수가 없고 너무 화가 납니다."'밥하는 아줌마'의 일갈은 속 시원했다. 반면 공식 "사과"를 한 이언주 의원은 훨씬 더 큰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 11일 오후 여의도 국회 정론관 복도에서 급식노동자들과 마주친 이언주 의원의 언행 때문이었다. 도무지 진심이라곤 느껴지지 않는 표정, 하기 싫고 누가 시켜서 하는 듯 아이처럼 건들거리는 자세에 영혼 없는 목소리까지.
복수의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이날 영상 속 이언주 의원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급식노동자들은 물론 일반 유권자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물론 그게 끝이 아니었다. 이번 '폭언'과 '막말' 논란 이전, 이언주 의원의 과거 이력과 언행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급기야 지난 19대 국회였던 지난 2012년 7월 이 의원이 "근로자와 어린이의 건강 보호를 위해 영양사를 필수적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식품위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던 것으로 알려져 더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어느 영화제목처럼 '(국민의당 소속인) 지금은 맞고 (민주당 시절이던) 그때는 틀리다'는 생각인 걸까. 이 의원의 이 같은 태세전환과 불성실한 사과를 두고, 복수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이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헌데, 국민의당의 막말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번엔 최명길 원내대변인이 그 주인공이었다.
"네이버가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지시를 받았든, 받지 않았든 제목을 딱 뽑아서 (SBS 첫 보도를) '미친놈들'이란 제목으로 올리니까 이 상황이 된 것.""네이버가 제목을 그렇게 해서 (메인 화면) 윗 라인에 올린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고 했다. 윤영찬 수석은 네이버 부사장 출신."지난 11일 <한겨레>에 따르면,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최명길 대변인은 위와 같은 발언들을 쏟아냈다. 마치 네이버 부사장 출신의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이번 이언주 의원 막말 논란과 SBS의 첫 보도에 대해 영향을 미쳤다는 식으로 해석될 여지가 큰 발언이다.
여기에 국민의당은 SBS가 '방송 인허가권' 때문에 '이언주 막말' 관련 보도를 내보냈다고 주장했다. 한쪽에선 "사과"를 하면서 또 다른 쪽으론 SBS와 청와대 흠집 내기에 몰두하는 국민의당의 이러한 행태는 프레임을 전환하고자 하는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신뢰'는커녕 전형적인 '구태'를 연일 시전하고 있는 셈이다.
사필귀정과 국민의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