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물에서 숨을 살짝 죽인 부추에 갖은 양념을 한 노랑가오리 찜은 예술의 경지다.
조찬현
"우리집 컨셉이 푸지게 주자입니다." 주인장(42.주태경)의 개념이 확실하다. 이곳 여수 선원동의 수정횟집은 남도의 인심을 제대로 보여준다.
농으로 "논밭을 팔아서 손님 대접을 할 거냐?"고 물었더니 "힘닿는 데까지 대접 하겠습니다"라며 확신에 찬 대답을 했다.
노랑가오리, 2인 6만 원 상차림이다. 남도의 음식점답게 상차림이 풍성하다 못해 차고 넘친다. 노랑가오리 코스요리는 노랑가오리 애에 이어 노랑가오리 회가 나오고 찜 또는 노랑가오리 된장탕이다. 노랑가오리 찜과 된장탕 중 취향에 따라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우리가 선택한 건 노랑가오리 찜이다.
뜨거운 물에서 숨을 살짝 죽인 부추에 갖은 양념을 한 노랑가오리 찜은 예술의 경지다. 데친 듯 아니 데친 듯 푸풋한 부추에 쫄깃한 노랑가오리 살코기를 감싸 먹으면 찰떡궁합이다. 노랑가오리 회나 찜은 묵은지에 먹어도 좋다. 한국 사람은 어떤 음식을 먹든 역시 김치가 최고다.
코스로 먹어본 노랑가오리 애, 노랑가오리 회와 찜, 기대 이상의 맛으로 다가온다. 음식은 식재료가 맛을 지배한다고 했는데 역시 그걸 다시 한 번 확인한 기회였다. 새벽에 돌산도 군내리 활어 위판장에 당일 구해온 노랑가오리로 요리를 한 것이다.
"매일 새벽 5시에 돌산도 군내리 활어 위판장에 갑니다. 음식은 식재료가 정말 중요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