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과 충돌사고 직후 모습
이윤기
45년 무사고 자전거 운전 경력... 당해보니 아찔했다 1톤 트럭에 부딪혀 넘어지면서 자동차 아래로 깔렸습니다만, 다행히 차 바퀴가 저를 지나가지는 않았습니다. 처음엔 클릿 슈즈가 끼어서 다리라도 부러진 줄 알았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종아리, 대퇴부, 팔꿈치, 손목, 등에 찰과상만 심하게 입었더군요.
보험회사에 사고 접수를 해놓고 보험사 직원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왜 사고가 났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날은 마산에서 자전거를 타고 저도 연육교까지 약 24km를 왕복할 계획이었는데, 백년찻집이 있는 오르막 구간 업힐(언덕 오르기)을 하다가 사고를 당하였습니다.
이 길은 자전거 도로가 따로 없는 곳이라 자동차와 함께 도로 가장자리를 따라 달려야 하는 구간이라서 자전거도 자동차도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구간입니다. 그런데 자전거를 타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대체로 많은 운전자들이 자전거가 지나가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거나 자동차 도로라도 차선이 많은 경우에는 자전거와 자동차가 경합하거나 경쟁하는 일이 많이 없습니다만, 편도 1차로 도로에서는 특히 자전거와 자동차의 간섭이 많이 일어납니다. 이때 자전거를 대하는 자동차 운전자들의 태도는 대략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1) 교통 약자인 자전거가 가고 있으니 서행하면서 안전 운전을 한다.2) 느림보 자전거가 가고 있으니 최대한 빨리 추월해서 지나가야 한다. 3) 재수 없게 느림보 자전거가 도로를 다니는 것이 못마땅해 경음기를 울리거나 자전거 가까이 바짝 붙어 지나가며 겁을 주거나 디젤 차량의 경우 매연을 뿜고 지나간다. 자동차 운전자가 자전거를 대하는 세 가지 유형1번과 3번 태도를 가진 운전자는 흔치 않습니다. 1번의 경우는 운전자가 자전거를 많이 타는 사람이거나 보행자나 자전거를 우선해야 한다는 바람직한 인식을 가진 소수뿐입니다. 3번의 태도를 가진 사람들도 아주 많은 것은 아니지만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달리다 보면 더러 만나게 됩니다.
신호 대기 후에 자전거가 늦게 출발하는 경우, 자전거 때문에 가장자리 차선을 신속하게 빠져나가지 못하는 경우, 자전거 때문에 서행해야 하는 경우에 경음기를 울려대는 운전자는 가장 흔히 만날 수 있는 유형입니다.
그중에 좀 더 난폭한 사람들은 자동차를 자전거 쪽으로 밀어붙이면서 위협하는 경우인데, 버스 기사들 중에도 이런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특히 버스 승강장 진입과 진출에 방해가 되는 자전거를 만나면 보복(?)운전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디젤 차량 운전자들의 보복 수단 중에는 경음기 때신 매연을 뿜고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더운 여름날 매연을 뿜고 가버리면 욕이 저절로 튀어나온답니다. 물론 경음기를 울리면서 가까이 붙어 위협하고 매연까지 뿜고 가버리는 못된 운전자들도 있지요.
저 혼자 자전거를 타면서도 자주 경험하는 일이지만, 지난 8년 동안 매년 여름 200여 명의 청소년들과 함께 7박 8일 일정으로 자전거 국토순례를 다니면서 만난 운전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느린 속도로 도로를 달리는 자전거만 보면 불쾌감을 표시하고 추월을 못 해 안달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