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책방>의 의미있는 실험, 학습참고서 없는 동네서점.
정도선
그간 당장의 매출을 위해 참고서 서가를 늘려가고 서점일의 역량을 그곳에 집중시켰던 게 사실입니다. 유쾌하지 않았지만 서점을 꾸려 가는데 있어서 그것이 절대적이라 믿었으니까요. 하지만 저희가 그럴수록 서점으로 향하는 아이들의 발걸음은 늘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들과는 점점 더 멀어짐을 느꼈습니다.
서점이 아이들에게 '친구'가 아닌 '도구'로 전락하는 것에 쓰라림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멀어진 친구들에게 '도구'로서의 역할이 끝나면, 그렇게 버려지면... 그 뒤는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저희는 위기를 느꼈고, 무모하지만 참고서를 빼고 아이들과 친구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꿈꾸는책방은 앞으로 정답이 있는 참고서보다는 "네 생각이 오답이 아니야!", "삶에 정답은 있을 수 없어!"라며 일러줄 수 있는 책, 다양한 답과 다양한 삶을 알아갈 수 있는 책들로 꾸려질 것입니다. '무한경쟁'을 앞세우는 책 보다는 '토론'하고 '공존'하며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책과 행사들로 꾸려질 것입니다.
'함수'를 알려주는 책보다는 청주 지역의 젖줄 '무심천'에 사는 물고기의 개체를 알려주는 <무심천에는 누가 사나 볼래?>(박현수 지음 도서출판 직지)를, '분수'를 알려주는 책보다는 지역의 소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잡지 <beige>를 진열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