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를 담아놓은 하얀 비닐봉지가 총장실 문고리에 걸려 있다.
김동수
조합원들은 또다시 총장실에 들렀다. 총장실 앞에 가니, 가장 눈에 띄었던 건 문고리에 걸린 하얀 비닐봉지였다. 금요일과는 다르게 비닐봉지에는 우유 등이 담겨 있었다. 오늘은 총장님이 출근을 안 해서 총장실에는 아무도 없다는 걸 보여주려는 듯했다. 안에 정말 있는데도 없는 척하려고 일부러 걸어놓았는지, 외부 일정 때문에 자리를 비웠는지는 모르겠더라. 분회장님이 "총장님 우리 이야기 좀 해요"라면서 문을 똑똑 두드렸지만, 끝내 문고리는 잠겨 있었다.
대신에 원청 관계자들이 '우선 우리끼리 이야기하자'면서 대화를 요청했다. 분회장님은 원청 관계자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30여 분간 테이블에 앉아서 노조 간부들과 원청 관계자들이 이야기했다. 그곳에서 원청은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안에 대해 7월 6일까지 받아들일지 말지 답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래도 조합원들은 의심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아직 명확하게 임금안을 수용하겠다고 말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은 계속 이어졌다.
"우리도 외식할 수 있는 임금 받아봤으면..."다른 분회의 소식들도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5일간 광운대분회처럼 본관에도 들어가고, 소자보를 만들어서 벽에도 붙이고, 총장실 앞에서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바람도 말하고, 교내에서 구호를 외치면서 행진도 했다. 그사이, 두 곳이 연달아 시급 830원 인상안에 사인했다. 카이스트와 서강대 청소노동자들이었다. 그 2곳 말고, 좋은 소식이 들려온 분회는 여전히 아무 곳도 없었다.
5일간의 투쟁은 점점 무르익어갔다. 사실, 지금까지는 총파업 준비 투쟁에 불과했다. 그야말로 '총파업 전야'나 다름없었다. 이제는 정말 결전의 순간이 다가왔다. 5일간의 현장 투쟁을 마친 16개 분회는 6월 30일 낮 12시 반부터 일제히 '6·30 총파업' 출정식을 시작했다. 최수연 분회장님이 말했다.
"6·30 총파업으로, 우리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설움이 이제는 완전히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일어서 있던 조합원들은 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 외침은 본관 전체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단결 투쟁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