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확보를 위한 경매 대잔치 포스터이하 작가 '표현의 자유를 위한 경매' 포스터
이하
6번의 기소, 3건의 재판, 대법에서 벌금 2백만원 확정- 위법 사항은 어떤 것들인가?"7가지를 병합하여 심리한 판결이었다. '세월호'와 '미친 정부', 정권'퇴진'을 풍자한 스티커를 만들어 전국에 배포하고 이를 시킨 혐의가 위법하다고 본 판결이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예술표현의 자유를 제한 할 수 있다'고 판결한 것이다. 건조물 침입과 광고법, 경범죄 및 교사 죄를 적용한 것인데, 열려있는 건물 옥상에 올라갔고 옥상에 올라갈 때마다 주인의 허락을 받고 가는 사람이 어디 있나. 현실성이 없는 억지고 말이 안된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이혜정 변호사가 40매에 이르는 대법원 상고장을 치밀하게 썼는 데, 기각되고 말았다."
- 변호비는 어떻게?"(사정을 아니까) 그림으로 드린다. 한 번 할 때마다 하나씩 드리다 보니 민변 변호사님 사무실에 가면 제 그림들이 많이 걸리게 되었다."
- 주로 거리와 광장을 무대로 활동하는 까닭은?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팔자' 같다."
- (웃음) 이하 작가에게 '예술'이란?"자기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작가가 관심있는 분야를 조형으로 표현하는 게 예술이잖은가. 제 모습을 어떤 형태로 만드는 데 그대로 나오는 거다."
- 그런데 유죄 판결과 벌금형이 나왔다."참 심하다. 논리적으로도 모순되는 게 많다. 판사에 따라 판결이 달라진다. 최근 판결 역시 운이 고약한 판사를 만난 것으로 생각한다."
- 그동안 전국을 돌며 유랑 미술을 벌였다고 들었다."지난 활동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2011년 종로 일대에 '나치 이명박' 포스터 붙임
2012년 부산 시내 박근혜 포스터, 연희동 일대 전두환 포스터 붙임
2013년 서울 지하철에서 '댓글 박근혜', '종북 김정은' 포스터 나눔
2014년 팽목항 세월호 추모 포스터, '개판 박근혜' 스티커 뿌림
2015년 '퇴진' 전단지 전국에 뿌림
2016년 '이하 아트 트럭' 전국 20여 개 도시 방문, '50초 초상화' 및 퍼포먼스
2017년 '이하 아트투어' 광주, 성주 소성리, 목포신항, 봉하마을, 50초 초상화 퍼포먼스"거리에서 발표하고 퍼포먼스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갤러리보다 거리, 지하철, 광장에서 벌이는 전단 퍼포먼스나 포스터 작업이 많다."저한테는 길바닥이 갤러리다. 거리에서 만나는 다수의 대중들이 관람자다. 제가 하는 그림의 내용과 형식이 갤러리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화이트 큐브, 메이저 미술시장에 들어 가려면 그런 미술 시장 속에서 정치를 해야 하는데... 굽신거려야 하고, 요구와 주문에 맞추어야 하는 게 나와 맞지 않는다.
기존 미술계는 폐쇄적이다. 자기네들끼리 골방 같은 데서 끼리끼리 놀고 작품값을 높이기 위해 옥션을 통해 '장난'을 친다. 대중들이 모르는 게 아니다. 이런 메이저 미술 시장의 모습이 대중으로부터 미술이 멀어지는 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대중들이 갤러리에 가 본 사람이 5%도 안 된다고 한다. 평생 안 가는 사람들도 많다. 그 만큼 대중과 갤러리가 멀다는 건데, 예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중과 가까워져야 한다. 그래서 출판 미술도 필요할 거 같아 <개발새발 예술인생 - 나는 이하입니다>(썰물과 밀물 2015)를 펴냈다. 제가 거리와 광장을 좋아하는 이유는 대중과 함께하기 위해서고. 거리에서 발표하고 퍼포먼스할 때가 가장 행복하기 때문이다."
- 단순히 거리에서 한다고 행복한 것은 아닐 것 같다."(행복한 건) 시민의 힘을 느낄 때와 호응을 받을 때다. 초상화를 그릴 때 시민들이 줄을 서서 기다려 줄 때도 그렇고, 지난해 아트 트럭을 몰고 다니면서 경찰의 감시를 줄곧 받았다. 그러나 감시만 당한 것은 아니다. 경찰들로부터 격려와 호응도 받기도 하고, 아트 상품을 많이 사기도 했다. 이때 박근혜 정권이 공무원들 마음에서도 떠났고, 권력에서 쫒겨 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대중들이 더 많은 권력을 가지는 시대가 올거라 본다. 그렇게 가고 있다. 박근혜 같은 '못된' 정치 세력들이 결국 대중들에 의해 쫒겨나지 않았나. 그럴 수 밖에 없는 조건들이 생기고 있다. 핸드폰, 인터넷, 하이테크 기술력들이 대중들에게 주어지면서 권력이 대중들에게도 주어지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