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검찰의 '힐즈버러 참사' 관련 책임자 기소 결정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BBC
영국이 축구팬 96명의 목숨을 앗아간 '힐스버러 참사' 관련 책임자들을 28년 만에 기소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각) 영국 검찰은 성명을 통해 힐즈버러 참사 당시 경기장 안전 책임자였던 사우스요크셔 경찰서장을 '직무 태만에 의한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당시 사우스요크셔 경찰서 고위 관계자들과 경찰 측 변호인 등 4명에 대해서도 경찰의 책임을 축소하기 위한 사후 증거 은닉과 거짓 증언 등으로 공공 정의를 왜곡했다는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기로 했다.
힐즈버러 참사는 지난 1989년 4월 리버풀과 노팅엄 포레스트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 대회 준결승 경기가 열린 셰필드의 힐스버러 경기장에서 관중 96명이 압사한 영국 스포츠 역사상 최악의 사고다.
당시 힐즈버러 경기장은 전 좌석이 매진됐음에도 2000여 명의 리버풀 팬들이 입석으로 들어왔고, 이 때문에 관중들이 떠밀리다가 철제 담장이 무너지면서 질식사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발에 밟혀 목숨을 잃었다.
경찰, 책임 회피하려 거짓 주장하고 증거 은닉사고 직후 힐즈버러 경기장의 안전을 관할하는 사우스요크셔 경찰서는 일부 관중들이 난동을 일으켜 사고가 벌어졌다며 책임을 회피했고, 경찰 측 변호인도 주요 증거를 숨기거나 위조하면서 법원은 우발적 사고사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희생자 유가족들은 이의를 제기하며 새로운 진상 조사를 요구했고, 독립 기관인 경찰진정위원회(IPCC)가 무려 21만여 건에 달하는 관련 문서와 사진 및 영상을 분석한 결과 사고사 판결을 뒤집고 경찰의 책임을 밝혀낸 것이다.
힐즈버러 참사는 영국의 경기장 안전 체계를 총체적으로 개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모든 경기장은 입석을 폐지하고 전 좌석제를 도입했으며, 관중의 그라운드 난입을 막기 위한 철제 담장도 없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