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서재 벽을 두르는 담쟁이, 포도넝쿨 프로젝트. 포도가 탐스럽게 열렸다.
이상옥
창고서재는 나 혼자서 사유하고 글 쓰는 것 외에는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가 없다. 그래서 더욱 이 창고서재는 아주 보석 같은 공간이기는 하다. 이 속에 들어가면 외부와는 완전히 차단되어 세계와 완벽한 대면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어디 세계뿐이랴. 신과의 일대일의 대면도 가능하다.
창고서재를 사랑한다. 비가 오는 날이면 창고 양철지붕에서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참 아름답다. 창고에 새가 걸어가는 발자국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창고서재가 아니면 누릴 수 없는 축복이다.
지금은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디지털노마드로 살아가고 있지만 언젠가 시골집에 완전히 은거라도 하게 되는 날이 오면 그때는 시골집 옥상에 조립식으로라도 제대로 된 서재를 만들까 한다.
은거라고 해서 완벽하게 세상과 절연하지는 못할 것이고 지인들과 가끔 차라도 마시며 세상살이의 외로움을 나눌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여전히 창고서재는 그대로 유지할 것이다.
창고서재를 온통 초록으로창고서재를 온통 담쟁이, 포도넝쿨 초록으로 둘러쌀 것이다. 가끔씩 세상과 신과 일대일로 대면하고 싶을 때는 창고서재로 숨어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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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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