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조 전문가 최도형씨가 수제 맥주를 만들고 있다.
유재준
혼자 밥 먹고 술을 마시는 '혼밥'과 '혼술'의 시대, 이제는 맥주도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 2010년 서울의 홍대를 중심으로 수제 맥주가 유행했다. 요즘은 인구 5만 미만의 중소 도시에서도 수제 맥주집을 한 두개 정도는 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해졌다. 수제 맥주가 공장에서 천편일률적으로 찍어내는 가공맥주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지도 이미 오래인 것이다.
요즘은 일반인들까지도 맥주 시장의 틈새를 공략 중이다. 충남 홍성군에서는 최근 수제 맥주 만들기 열풍이 불고 있다. 그동안 아는 사람들끼리만 알음알음 정보를 주고받으며 만들어 마시던 수제 맥주가 드디어 '커밍아웃'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11일과 18일 홍동의 마을 주점 '뜰'에서는 수제 맥주 만들기 강연이 열렸다. 지역의 애주가들과 전문 양조사 자격증을 갖춘 술 전문가가 한데 어우러져 수제 맥주를 만드는 비법을 공유한 것이다.
듣고 보니 수제 맥주를 만든 취지도 꽤 그럴 듯했다. 이와 관련해 행사를 기획한 유재준씨는 "맥주 애호가들은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맛을 내는 맥주를 원 한다"며 "국산 보리를 이용해 집에서도 수제 맥주를 손쉽게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연에서는 주로 홍동 지역에서 만들어 마시던 수제 맥주의 '제조 비법'이 공개 됐다. 수제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흔히 수십만 원 대의 당화조와 발효조, 냉각기 등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홍동의 수제 맥주 전문가들은 특별한 기계 장치가 없어도 집에서 간단하게 맥주를 만들어 마실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최근 수제 맥주 제조비법을 공개한 최도영씨는 술을 배우기 위해 독일 유학까지 다녀올 정도로 술에 대해서만큼은 열정적이다. 최씨는 최근 독일에서 전문 양조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돌아왔다.
최씨는 "흔히 막걸리는 집에서 만들 수 있어도 맥주는 공장에서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많이 한다"며 "맥주는 일반 가정에서도 비교적 손쉽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최씨가 알려준 맥주 만들기 비법은 간단하다. 그의 얘기를 들어 보자.
"맥주 만드는 것은 집에 있는 양동이 하나만으로도 가능하다. 60~70도 정도의 물에 국산 보리로 만든 엿기름을 데운다. 그렇게 하면 식혜가 된다. 식혜를 냉각한 다음 효모를 넣는다. 효모는 일반 슈퍼마켓에서 파는 제빵 양조용 이스트를 넣으면 된다. 효모가 당분을 먹어 치우면 알코올이 생성되는데, 그것이 바로 맥주가 되는 것이다."
"지역에서 생산된 보리로 만든 수제 맥주, 특산품으로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