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풀 밑에 몸을 숨기고 있는 천연기념물 제324-2호이자 멸종위기 2급인 수리부엉이.
김종술
이틀 전 금강에서 구조하지 못했던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인 수리부엉이가 강변에서 발견됐다. 119 구조대의 빠른 출동으로 구조된 수리부엉이는 탈진 상태로 동물구조의료센터로 옮겨졌다.
27일 이른 아침부터 찾아간 금강은 보슬보슬 안개비가 내린다. 지난 25일 공주보 상류 1km 지점에서 찾지 못한 환경부 지정 천연기념물 제324-2호이자 멸종위기 2급인 수리부엉이를 찾기 위해 동행중인 성가소비녀회 최다니엘 수녀와 가슴 장화로 갈아입었다.
지난밤 세찬 비바람에도 강물은 여전히 탁하다. 물의 흐름이 사라진 강물엔 각종 쓰레기가 둥둥 떠다닌다. 모내기가 끝난 논에서 떠 내려온 개구리밥이 물가에 쌓여있다. 가슴까지 빠지는 강물을 걸었다. 오늘도 죽은 물고기는 간간이 눈에 띈다.
깊은 수심에 빠지지 않기 위해 물가 버드나무를 잡고 조심스럽게 발을 옮겼다. 나뭇가지 지팡이에 의지하느라 최다니엘 수녀는 떨어지는 빗방울에도 우산도 받치지 못하고 따른다. 갈대 뿌리 사이사이를 훑어가면서 샅샅이 찾았다. 곱게 뻗은 수초무더기가 보였다.
갈색빛의 낯익은 생명체가 노려보고 있다. 노란 금색 눈의 수리부엉이다. 인기척을 느꼈는지 자꾸만 수초 더미 속으로 파고들었다. 더 이상 피하지 못하고 바르르 떤다. 곧바로 119에 신고를 했다. 이틀 전처럼 도망가지 못하게 수녀에게 자리를 지키게 했다.
구조대를 맞으러 키 높이만큼 자란 갈대를 해치고 국가지정문화제 명승 제21호 곰나루 솔밭으로 이동했다. 수풀에 숨어있던 고라니가 인기척에 놀라서 도망친다. 5분 만에 도착한 구조대를 이끌고 한달음에 물가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