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타의 파산 신청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NHK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던 일본의 에어백 제조업체 다카타가 창업 84년 만에 파산했다.
일본 NHK에 따르면 26일 다카타는 도쿄지방재판소에 민사재생법(파산)을 신청했다. 파산 신청이 완료되자 도쿄증권거래소는 즉각 다카타의 주식거래를 정지하고 상장 폐지를 발표했다.
다카타의 부채 총액은 결함 에어백의 리콜 비용을 포함해 약 1조7000억 엔(약 17조4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파산한 파나소닉 플라스마 디스플레이의 부채 5천억 엔보다 훨씬 많은 일본 제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이다.
늑장 대응에 거짓말까지... 다카타의 '예고된 몰락' 1933년 직물 공장으로 시작했다가 자동차 부품 제조업에 뛰어든 다카타는 1976년 일본 최초로 에어백 개발을 시도하며 '안전의 대명사'로 떠올랐고, 세계 3대 에어백 제조업체로 성장했다.
그러나 2008년 에어백이 팽창하는 과정에서 금속 파편이 튀는 결함으로 미국인 11명, 일본인 2명 등 전 세계에서 16명이 사망하고 180여 명이 다치면서 다카타의 명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다카타의 불성실한 대응으로 위기는 더욱 악화됐다. 리콜을 미루며 대책 마련에 소홀했고, 올해 1월에는 결함에 대한 허위 보고서를 발표했다가 경영진 3명이 미국 법무부로부터 사기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당시 미국 법무부는 "다카타가 에어백 결함을 인정하지 않고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수많은 사람을 위험에 빠뜨렸다"라고 지적했다. 다카타는 잘못을 인정하고 거액의 합의금을 내야 했다.
일본 언론은 다카타 경영진이 주가 하락과 실적 악화를 우려해 에어백 결함을 묵살했으며, 책임을 회피하다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부채가 커지면서 결국 '사형 선고'를 받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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