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훔치는 '이등병의 엄마' 연극 '이등병의 엄마'에 출연했던, 군 사망사고 피해 군인들의 어머니들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의당 대표실에서 열린 '이등병의 엄마법' 대표발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호소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이등병의 엄마법'은 의무복무 중 사망한 군인 전원을 순직자로 인정하고 의무복무 중 순직한 군인의 아들, 형제의 군 복무를 면제해주는 법안으로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남소연
이 법안을 대표발의한 김종대 의원(정의당)이 먼저 입을 열었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 계신 어머니들이 배우로 출연해주셔서 사실성과 진실성을 엄청 높였다"면서 "앉아 있는 내내 양심을 난타 당하고 영혼이 각성되는 듯한 놀라운 체험을 했다"고 연극 <이등병의 엄마>를 본 소감을 말했다. 이어 "뒤풀이할 때 어머니들 얼굴에 모처럼 핀 웃음꽃을 보고 정치 잘해야겠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연극을 총괄 제작한 인권운동가 고상만씨가 말을 이어 받았다. 그는 "한 해 27만 명 입대하는데, 그 중 매년 평균 100명∼150명 정도가 다시 가족들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현실"이라며 "대한민국 누구에게나, 비정치적 민생 사안 중 하나가 '이등병의 엄마'"라고 강조했다. 고씨는 이어 "군에서 아들을 어떤 이유로 잃었는지 모르는데 (어머니들을) 국가가 사과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며 "정치권에서 받는 첫 번째 위로 같다"는 말로 심 대표와 김 의원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예비 이등병 엄마"로서 심 대표는 먼저 "같은 엄마로서 멀쩡했던 자식이 느닷없이 그런 일을 당했을 때 그 마음이 어떨지 생각할수록 가슴이 저며 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가가 데려갔으면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맞다. 그런데도 국가는 그걸 외면하고 무책임으로 일관했다"면서 "오늘 발의된 법은 이런 무책임한 행태를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적으로 어머니들의 눈물 어린 노력의 결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 의원 발언 후 사진 촬영이 이어졌다. 사진을 찍기 위해 모이는 어머니들, 그 때 "아냐, 아냐, 이게 맞아요, 이게 맞습니다"라는 김종대 의원 목소리가 들렸다. 이어 "나는 법안 발의한 대리인이고, 이 분들이 주인공"이란 말과 함께 가장자리로 물러섰다. 대신 심 대표를 중심으로 어머니들이 모여 섰다. "군대 간 우리 자식들, 국가가 책임져라!", "책임져라!", "책임져라!"고 외쳤다. 그리고 "이 자리에 서 있는 저희는 군에 자식을 보냈다가..."로 시작하는 기자회견문이 낭독되기 시작했다.
"몰랐습니다. 몰랐습니다. 정말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