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리의 악사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에서 만난 거리의 악사는 크로마하프로 '마리냐가 준 소녀의 일생'을 연주하고 있었다.
박현옥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의 골목을 지나는데 중년의 여자가 크로마하프로 이곡을 기가 막히게 아름답게 연주하고 있었다. 난 되돌아가서 미안한 맘을 담은 동전을 그 앞에 놓아주며 "내가 참 좋아하는 노래에요"라고 말했다.
<백만 송이 장미>의 원곡인 <마리냐가 준 소녀의 인생(Dāvāja Māriņa meitenei mūžiņu)>은 1981년 소련 공화국 시절, 라트비아의 방송국 미크로폰스가 주최한 가요 콘테스트에 출품해서 우승한 곡이다. 작곡은 라이 몬츠 파울스(Raimonds Pauls), 작사는 레온스 브리에디스(Leons Briedis)가 했다.
가사 내용은 <백만 송이 장미>와 전혀 다른 내용으로, 강대국에 나라의 운명이 휘둘리는 라트비아의 고난을 암시한 것이다. 제목에 나온 마리냐(Māriņa)는 라트비아 신화의 여신으로, 최고의 신 중 한 명이다.
어렸을 적 내가 시달릴 때면어머니가 가까이 와서 나를 위로해 주었지그럴 때 어머니는 미소를 띄워 속삭여주었다네마리냐는 딸에게 인생을 주었지만 행복을 주는 것을 잊었어시간은 흘러 더 이상 어머니는 없네지금은 혼자서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되지그래서 외로움에 물리면 어머니를 떠올려어머니와 똑같이 중얼거리는 한 사람 바로 내가 있다네마리냐는 딸에게 인생을 주었지만 행복을 주는 것을 잊었어이제 그러한 일 모두 잊었지만어느 날 갑자기 놀란다네이제는 나의 딸이 미소를 띠며 그렇게 흥얼거리고 있음을마리냐는 딸에게 인생을 주었지만 행복을 주는 것을 잊었어- <마리냐가 준 소녀의 인생> 가사러시아의 알라 푸가초바가 불러 대중에 널리 알려진 곡인 <백만 송이 장미>의 가사는 안드레이 보즈네센스키가 작사한 것이다.
한 화가가 살았네 홀로 살고 있었지작은 집과 캔버스를 가지고 있었네그러나 그는 꽃을 사랑하는 여배우를 사랑했다네그래서 자신의 집을 팔고, 자신의 그림과 지붕도 팔아그 돈으로 완전한 장미의 바다를 샀다네백만 송이 백만 송이 백만 송이 붉은 장미창가에서 창가에서 창가에서 그대가 보겠지사랑에 빠진 사랑에 빠진 사랑에 빠진누군가가 그대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꽃으로 바꿔놓았다오아침에 그대가 창문 앞에 서 있으면 정신이 이상해질지도 몰라마치 꿈의 연장인 것처럼 광장이 꽃으로 넘쳐날 테니까정신을 차리면 궁금해하겠지 어떤 부호가 여기다 꽃을 두었을까 하고창 밑에는 가난한 화가가 숨도 멈춘 채 서 있는데 말이야만남은 너무 짧았고 밤이 되자 기차가 그녀를 멀리 데려가 버렸지하지만 그녀의 인생에는 넋을 빼앗길 듯한 장미의 노래가 함께 했다네화가는 혼자서 불행한 삶을 살았지만그의 삶에도 꽃으로 가득 찬 광장이 함께 했다네- <백만 송이 장미> 가사알면 사랑하게 된다고, 발틱의 에라리 3국 여행 후 신문을 보니 안타깝다. 약소국의 비애랄까. 발트해에서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러시아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에라리 3국은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전에도 강대국의 틈새에서 고초를 겪었던 이 나라의 운명이 여전히 불안한 것을 보며, 우리나라가 지금 처한 현실이 대비되어 마음이 착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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